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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워진 새신자반』(이재철) 리뷰/요약

 


『새로워진 새신자반』(이재철 지음) :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삶을 위한 10가지 주제

1. 하나님은 누구신가: 믿음의 대상에 대한 바른 이해

신앙생활의 첫걸음은 우리가 믿는 대상인 하나님을 바르게 아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이재철 목사는 창세기를 중심으로 하나님의 속성을 여덟 가지로 정의하며, 이를 통해 하나님과의 관계를 정립할 것을 강조합니다.

첫째, 하나님은 '창조주'이십니다. 창세기 1장 1절의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라는 말씀은 과학으로 증명할 대상이 아니라 믿음의 대상입니다. 나의 인생과 우주의 주인이 내가 아닌 하나님임을 인정할 때, 우리는 피조물로서 겸손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둘째, 하나님은 '부성과 모성을 함께 지니신 분'입니다. 하나님은 남성과 여성의 형상을 모두 지니셨기에, 아버지의 강인함과 어머니의 섬세한 사랑으로 우리를 돌보십니다. 특히 어머니가 자식을 위해 희생하듯, 하나님은 우리의 아픔에 공감하시며 위로하시는 분입니다. 셋째, 하나님은 '복 주시는 분'입니다. 하나님은 인간 창조 후 가장 먼저 복을 주셨습니다. 그러나 복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되며(기복주의), 하나님을 경외하는 삶의 결과로 복을 누려야 합니다. 넷째, 하나님은 '훈련시키시는 분'입니다. 사랑하는 자녀를 강하고 성숙한 인격으로 만들기 위해 하나님은 때로 고난과 시련이라는 훈련 과정을 허락하십니다. 다윗과 모세가 겪은 광야의 시간은 그들을 지도자로 세우기 위한 필수 과정이었습니다. 다섯째, 하나님은 '전능하신 하나님'입니다. 인간은 무력하고 유한하지만, 하나님은 불가능이 없으십니다. 우리의 구원은 전능하신 하나님의 능력으로만 가능합니다. 여섯째, 하나님은 '여호와 이레(예비하시는 하나님)'입니다. 아브라함이 이삭을 바칠 때 숫양을 준비하셨던 것처럼, 하나님은 우리의 필요를 미리 아시고 가장 좋은 때에 가장 좋은 것으로 예비해 두십니다. 일곱째, 하나님은 '임마누엘(함께하시는 하나님)'입니다. 하나님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언제 어디서나 우리와 동행하십니다. 욥이나 요나의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은 그들과 함께 계셨습니다. 여덟째, 하나님은 '져 주시는 하나님'입니다. 야곱과의 씨름에서 져 주셨던 것처럼, 하나님은 우리의 끈질긴 간구와 허물 앞에서도 사랑으로 져 주시며 용서와 응답을 베푸십니다.

2. 나는(인간은) 누구인가: 흙과 생령 사이의 존재

인간은 흙으로 지어지고 하나님의 생기를 받아 생령이 된 존재입니다. 저자는 흙의 네 가지 특성을 통해 인간이 마땅히 살아야 할 삶의 방식을 설명합니다.

첫째, 흙은 '생명'입니다. 흙이 모든 생명의 모태가 되듯, 인간은 타인에게 생명을 나누어 주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둘째, 흙은 '사랑'입니다. 흙이 더러운 오물까지 품어 정화하듯, 인간은 차별 없는 사랑과 포용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셋째, 흙은 '정직'입니다. 콩 심은 데 콩이 나듯 흙은 거짓이 없습니다. 인간 또한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정직해야 합니다. 넷째, 흙은 '도구 됨'입니다. 흙이 토기장이의 뜻대로 빚어지듯, 인간은 하나님의 뜻에 따라 쓰임 받는 도구로 살아야 합니다.

그러나 아담의 범죄 이후 인간은 하나님 중심의 삶(과녁)에서 벗어나 죄인이 되었습니다(하마르티아). 모든 인간은 '에노스', 즉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죄의 결과로 인간은 하나님과의 관계가 단절되었고, 스스로의 힘으로는 이 절망적인 상태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인간은 자신의 실존적 한계를 깨닫고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필요로 하는 존재임을 인정해야 합니다.

3. 예수님은 누구신가: 유일한 구원자

예수님은 인류의 죄를 대속하기 위해 오신 유일한 구원자입니다. 저자는 네 가지 관점에서 예수님의 정체성을 설명합니다.

첫째, 예수님은 '구원자(그리스도)'입니다. 예수님은 하나님께서 인정하신 유일한 속죄양이시기에, 십자가 죽음을 통해 우리의 본질적인 죄 문제를 해결하셨습니다. 둘째, 예수님은 '부활자'입니다. 예수님은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심으로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셨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제자들의 변화와 교회의 탄생, 그리고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생명의 역사가 그 증거입니다. 셋째, 예수님은 '참 인간'입니다. 예수님은 완전한 인간으로 오셔서 인간의 모든 고통과 연약함을 체휼하셨습니다. 가장 비천한 구유에 나셨기에 가장 낮은 자의 아픔까지 공감하고 위로하실 수 있습니다. 넷째, 예수님은 '참 하나님'입니다. 예수님은 동시에 하나님의 아들이시며 본질상 하나님이십니다. 그렇기에 그분의 구원은 완전하며, 그분의 능력은 모든 사람을 포용하고 구원하기에 충분합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처참하게 돌아가신 이유는 우리의 지성, 감정, 의지, 육체로 지은 모든 죄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철저하게 대속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십자가 공로를 믿음으로 의롭다 칭함을 받고 영생을 얻습니다.

4. 성령님은 누구신가: 보혜사요 진리의 영

성령님은 예수님이 승천하신 후 우리에게 오신 또 다른 보혜사(파라클레토스)입니다. 성령님은 비인격적인 힘이나 에너지가 아니라, 지정의를 갖춘 인격적인 하나님이십니다.

성령님은 우리에게 말씀을 가르치시고 생각나게 하시며(교사), 우리의 죄를 책망하시고, 우리를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십니다. 성령님과 동행할 때 우리는 능력을 얻고, 위로를 받으며, 하나님의 사랑을 체험하고, 소망을 가지게 됩니다. 또한 성령님은 우리를 거룩하게 하시며 참된 자유를 주십니다. 성령세례는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할 때 단회적으로 임하지만, 성령충만은 지속적인 순종과 기도를 통해 매일의 삶 속에서 이루어가야 합니다. 성령충만의 증거는 신비한 체험보다 인격의 변화와 성령의 열매(사랑, 희락, 화평 등)로 나타납니다.

5. 성경이란: 구원과 삶의 나침반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1,500여 년에 걸쳐 40여 명의 기자가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통일성을 지니고 있으며, 시공간을 초월하여 모든 인간에게 적용되는 진리입니다.

성경의 기록 목적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 생명(구원)을 얻게 하는 것이고, 둘째는 구원받은 성도가 온전한 사람으로 성장하여 선한 일을 행할 능력을 갖추게 하는 것입니다. 성경은 텍스트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서 역사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말씀은 우리를 부르시고, 치유하시며, 변화시키시고, 격려하시며, 사탄을 물리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은 매일 말씀을 묵상하고 그 말씀에 순종하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6. 기도란: 하나님과의 호흡이자 대화

기도는 하나님의 자녀가 누리는 특권이자 의무입니다. 기도는 내 뜻을 하나님께 관철시키는 수단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묻고 그 뜻에 나를 맞추는 과정입니다. 이를 '닫힌 기도'에서 '열린 기도'로의 전환이라고 합니다. 예수님의 겟세마네 기도가 그 모본입니다.

우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해야 합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더하여 주십니다. 기도의 궁극적인 목적은 나 자신의 안위가 아니라,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섬기며 사랑하기 위함이어야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고 가장 좋은 때에 가장 좋은 것으로(때로는 우리가 구하지 않은 것까지도) 응답해 주시는 분입니다.

7. 교회란: 부르심을 받은 성도들의 모임

교회는 건물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하는 사람들의 모임(에클레시아)입니다. 교회는 네 가지 속성을 지녀야 합니다. 첫째, '하나'여야 합니다(본질적 일치). 둘째, '거룩'해야 합니다(구별됨). 셋째, '보편적'이어야 합니다(누구에게나 열려 있음). 넷째, '사도적'이어야 합니다(말씀의 터 위에 세워짐).

교회의 사명은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구현하는 것, 즉 잃어버린 에덴을 복원하는 것입니다. 에덴의 회복은 생명을 살리는 사랑의 강물이 흐르게 하고(나눔과 희생), 세속적 가치관을 차단하는 울타리를 치며, 진리만을 보석으로 삼고, 맡겨진 의무를 다하며, 삶의 중심에 하나님을 모시는(선악과) 것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8. 예배란: 하나님께 최상의 가치를 드리는 것

예배(Worship)는 최상의 가치(Worth)를 하나님께 돌려드리는(Ship) 행위입니다. 예배는 보는 것이 아니라 드리는 것이며, 나 자신을 죽여 하나님만 드러나게 하는 것입니다. 구약의 제사(번제, 소제, 속죄제, 속건제, 화목제)의 정신은 오늘날의 예배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 번제: 온전한 자기 부인과 헌신. 준비된 마음으로 드려야 합니다.

  • 소제: 고운 가루처럼 자아가 부서지는 헌신과 봉사.

  • 속죄제/속건제: 죄에 대한 철저한 회개와 이웃에 대한 배상 및 화해.

  • 화목제: 하나님과의 평화를 이웃과의 나눔과 화목으로 확장하는 것.

참된 예배는 예배당 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삶의 현장에서 시작됩니다. 생활의 예배화가 이루어질 때 우리는 진정한 예배자가 됩니다.

9. 그리스도인의 교회생활: 균형 잡힌 신앙의 수레바퀴

건강한 신앙생활을 위해서는 말씀, 기도, 예배 외에도 구체적인 실천이 필요합니다. 첫째, 주일성수입니다. 주일은 나의 날이 아니라 주님의 날입니다. 주일을 구별하여 거룩하게 지키고, 예배를 통해 영적인 힘을 공급받아야 합니다. 둘째, 전도입니다. 전도는 주님의 지상명령이며, 내가 받은 생명의 은혜를 나누는 것입니다. 말뿐만 아니라 변화된 삶으로 전도해야 합니다. 셋째, **봉사(헌신)**입니다. 높은 자가 낮은 자를 섬기는 것이 기독교의 역설적 진리입니다. 대가를 바라지 않는 섬김을 통해 우리는 예수님을 닮아갑니다. 넷째, 성도의 교제입니다. 홀로 신앙생활을 할 수 없습니다. 성도들과의 교제를 통해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며 함께 성숙해져야 합니다. 다섯째, 헌금입니다. 헌금은 내 모든 소유가 하나님의 것임을 고백하는 신앙의 표현입니다. 십일조는 물질의 노예가 되지 않겠다는 선언이며, 헌금은 교회 유지와 이웃 사랑을 위해 사용되어야 합니다.

10. 그리스도인의 가정생활: 작은 교회 세우기

가정은 작은 교회입니다. 부부는 하나님께서 짝지어 주신 돕는 배필입니다. 남편은 아내를 자신의 몸처럼 사랑해야 합니다. 아내의 희생과 사랑을 당연시하지 말고, 아내를 인생의 동반자로 존중하며 사랑해야 합니다. 아내는 남편을 돕는 배필로서 가정을 세우는 지혜로운 여인이 되어야 합니다. 말씀 안에서 남편을 도움으로써 남편을 바로 세우고 가정을 화목하게 해야 합니다. 부모는 자녀를 내 소유가 아닌 하나님의 자녀로 인정해야 합니다(청지기 의식). 내 욕심대로 키우는 것이 아니라, 말씀과 훈계로 양육하며, 부모가 먼저 말씀대로 사는 본을 보여야 합니다. 자녀는 부모를 공경해야 합니다. 부모는 생명의 통로이자 하나님의 대리인이기 때문입니다. 부모 공경은 약속 있는 첫 계명입니다. 형제자매는 서로 우애하고 먼저 섬겨야 합니다. 경쟁자가 아니라 평생의 동반자로 서로를 세워주어야 합니다.

이처럼 가정이 말씀 위에 굳게 설 때, 그 가정은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보여주는 모델 하우스가 됩니다.



[서평] 이재철 목사의 『새로워진 새신자반』: 흔들리는 신앙의 뼈대를 다시 세우다

기독교 신앙의 정수를 담은 명쾌한 가이드

한국 교회의 지성인이자 참된 목회자로 존경받는 이재철 목사의 『새로워진 새신자반』은 초신자뿐만 아니라, 신앙의 매너리즘에 빠진 기성 신자들에게도 강력한 영적 울림을 주는 책이다. 이 책은 1994년 초판이 발행된 이래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의 필독서로 자리 잡았으며, 2021년 개정2판을 통해 온라인 예배 등 변화된 시대상을 반영하여 더욱 완전해졌다. 저자는 기독교의 핵심 진리를 10가지 주제로 나누어 설명하는데, 그 논리는 치밀하면서도 문체는 따뜻하고 감동적이다.

탁월한 비유와 논리, 그리고 삶으로 증명된 진리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난해할 수 있는 신학적 주제들을 일상의 언어와 탁월한 비유로 풀어낸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인간의 본질을 흙의 속성(생명, 사랑, 정직, 도구 됨)에 비유하거나, 삼위일체를 태양(본체, 빛, 열)이나 지네의 다리 움직임에 비유하여 설명하는 대목은 무릎을 치게 만드는 통찰력을 보여준다. 또한, '번제'를 설명하며 제사 드리는 자가 직접 제물의 각을 뜨고 내장을 씻어야 한다는 사실을 통해, 예배란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자아가 철저히 죽는 시간'임을 강조하는 부분은 오늘날의 관람형 예배에 경종을 울린다.

무엇보다 이 책이 힘을 갖는 이유는 저자 자신의 치열한 삶과 고뇌가 녹아 있기 때문이다. 유대인 회사에서의 경험, 자녀 양육의 실수와 회개, 목회 현장에서의 생생한 에피소드들은 교리가 아닌 살아있는 간증으로 다가온다. 저자는 "믿음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라고 외치며, 앎이 삶으로 이어지지 않는 신앙을 경계한다.

'새신자'의 진정한 의미를 묻다

저자는 서문에서 '새신자'를 단순히 교회에 처음 나온 초신자가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삶을 사는 사람'으로 정의한다. 이는 신앙의 연수가 오래된 사람이라도 날마다 말씀 앞에서 새로워지지 않으면 영적인 화석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책을 읽다 보면, 익숙하게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하나님, 예수님, 성령님, 교회에 대한 개념이 얼마나 피상적이었는지 깨닫게 된다. 특히 기복주의를 경계하고, 고난을 하나님의 훈련으로 해석하며, 십일조와 주일성수의 정신을 강조하는 대목에서는 타협하지 않는 복음의 야성을 느낄 수 있다.

가정과 사회로 확장되는 신앙

이 책은 교회 안의 생활에만 머물지 않는다. 마지막 챕터인 가정생활을 통해 남편과 아내, 부모와 자식, 형제자매의 관계를 성경적으로 재정립해 준다. 가정을 '작은 교회'로 정의하고, 가정 내에서의 섬김과 사랑이 곧 신앙의 척도임을 강조한다. 또한 직업과 사회생활 속에서 그리스도인이 어떻게 '속건제(배상과 정직)'의 삶을 살아야 하는지 구체적인 지침을 준다. 이는 기독교 신앙이 개인의 내면적 평안을 넘어 사회적 책임과 윤리로 확장되어야 함을 보여준다.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라

『새로워진 새신자반』은 화려한 신학 이론서가 아니다. 오히려 투박할 정도로 솔직하고 본질에 집중한다. 하지만 바로 그 점이 이 책을 시대를 초월한 스테디셀러로 만들었다. 혼란한 시대일수록 기본이 중요하다. 하나님이 누구신지, 내가 누구인지,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찾고 있다면 이 책은 최고의 길잡이가 될 것이다. 이제 막 신앙생활을 시작한 이들에게는 친절한 안내서가, 오래된 신자들에게는 느슨해진 영적 긴장을 조이는 거울이 되어줄 것이다. 그리스도 안에서 진정으로 '새로운 삶'을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