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사한 고생』: 야곱의 인생을 통해 본 고난과 은혜의 역설
고생은 어떻게 근사해질 수 있는가?
인생은 고생(苦生)의 연속이라 할 만큼 수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하지만 성경 속 인물 야곱의 삶을 통해 볼 때, 고생은 단순히 피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를 빚어가시는 '은혜의 통로'가 된다. 저자 길요나는 '속이는 자'였던 야곱이 '이기는 자(이스라엘)'로 변화되는 과정을 통해, 우리 인생의 고생이 결국에는 근사한 축복으로 귀결됨을 역설한다.
영적 실력이 있는가? (야곱의 초기 생애와 축복)
1. 간사한 인간이 잘 풀린 비결 (창세기 25:19-34)
결혼 생활과 인생의 문제는 인간적인 방법이 아닌 기도로 풀어야 한다. 이삭과 리브가는 불임이라는 인생의 큰 문제 앞에서 20년간 끈질기게 기도했다. 이삭의 믿음은 금방 끓었다 식는 '냄비 믿음'이 아니라, 묵직하고 우직한 '뚝배기 믿음'이었다. 반면 에서는 당장의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 장자권을 팥죽 한 그릇에 팔아넘기는 '망령된 자'의 모습을 보였다. 야곱이 비록 인간적인 꾀를 썼을지라도, 그 중심에는 은혜와 축복을 사모하는 마음이 있었다. 결국 은혜와 축복을 능가하는 것은 없다.
2. 자연스럽고 순탄한 인생의 길 (창세기 26:34-27:23)
이삭은 하나님의 뜻(큰 자가 어린 자를 섬기리라)을 알면서도, 인간적인 식탐과 편애 때문에 에서를 축복하려 했다. 이는 말씀을 거스르는 행위였고, 결국 가정의 불화와 야곱의 험악한 인생을 초래했다.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것이야말로 가장 자연스럽고 순탄한 평안 인생의 길이다. 내 뜻대로 하려 하면 인생의 실타래는 꼬이게 마련이다.
3. 당신의 영적 실력은 어떻습니까? (창세기 27:41-28:9)
에서는 축복을 빼앗긴 후 자신의 잘못을 돌아보고 회개하는 대신, 동생 야곱을 죽이려는 복수심에 불탔다. 반면 이삭은 자신의 계획이 무산되었을 때 즉시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고 야곱을 축복하며 영적 궤도를 수정했다. 영적 실력이란 잘못했을 때 얼마나 빨리 하나님의 뜻으로 돌이키느냐에 달려 있다. 성도는 죄에 민감해야 하며, 말씀의 기준을 가지고 결정적인 순간에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선택을 해야 한다.
4. 축복의 본질을 붙잡은 사람 (창세기 28:10-22)
야곱은 도망자 신세로 광야에서 노숙하다가 꿈속에서 사닥다리를 통해 하나님을 만난다. 아무것도 없는 '한 곳', 베개로 삼은 '한 돌'이 하나님을 만남으로 인해 '벧엘(하나님의 집)'과 '언약의 기둥'으로 변화되었다. 하나님을 만난다는 것은 인생의 가치와 의미가 완전히 뒤바뀌는 사건이다. 야곱은 이곳에서 하나님 중심의 삶을 살기로 서원하며 새로운 인생의 가치를 발견한다.
누구 편에 서 있는가? (밧단아람에서의 연단)
1. 심은 대로 거두는 법칙을 증명하는 인생 (창세기 29:15-30)
야곱은 라헬을 사랑하여 7년을 며칠같이 여기며 헌신했다. 그러나 결혼식 다음 날, 자신이 원하던 라헬이 아닌 레아가 옆에 있는 것을 보고 분노한다. 이는 속이는 자였던 야곱이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인 외삼촌 라반에게 속임을 당한 것으로, '심은 대로 거두는 법칙'을 보여준다. 하나님은 야곱을 성화시키기 위해 그에게 꼭 맞는 훈련 교관인 라반을 붙여주셨다.
2. 결핍 인생을 채우는 하나님 중심성 (창세기 29:31-30:8)
야곱의 가정은 겉보기엔 번성했지만 내면에는 심각한 결핍이 있었다. 레아는 남편의 사랑을 받지 못했고, 라헬은 자식이 없었다. 그러나 이들은 결핍 앞에서 하나님을 찾았다. 레아와 라헬의 경쟁은 인간적으로는 비극적이었으나, 하나님은 그 결핍과 경쟁을 사용하여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를 형성하는 위대한 섭리를 이루셨다. 인생의 '스카(상처)'가 하나님의 손길을 거쳐 '스타(별)'가 된 것이다.
3. 인생이 흔들릴 때 붙잡을 기준 (창세기 31:1-20)
야곱이 라반의 집에서 거부가 되었을 때, 환경이 변하고 라반의 안색이 변했다. 이때 하나님은 야곱에게 "고향으로 돌아가라"고 명령하신다. 익숙한 곳을 떠나는 것은 두려운 일이지만, 인생의 지각 변동이 일어날 때가 바로 하나님의 뜻을 따라야 할 때이다. 성도는 상황이 흔들릴 때 말씀의 기준을 붙잡고 약속의 땅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4. 하나님이 내 편이 되는 인생 (창세기 31:21-42)
야곱이 도망치듯 떠나자 라반이 추격해왔지만, 하나님은 꿈에 라반에게 나타나 야곱을 해치지 말라고 경고하셨다. 이는 하나님이 벧엘 언약을 기억하시고 야곱의 편이 되어주셨기 때문이다. 성도의 가장 큰 특권은 하나님이 내 편이 되어 주시는 것이다. 우리가 하나님 편에 설 때, 세상의 위협 앞에서도 당당할 수 있다.
5. 두려울 때 군대가 지켜주는 사람 (창세기 32:1-12)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 야곱은 형 에서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그때 하나님은 '마하나임(하나님의 군대)'을 보여주셨다. 이는 하나님께서 천군 천사를 보내 성도를 보호하심을 의미한다. 그러나 야곱은 여전히 두려워하며 인간적인 꾀(재산을 두 떼로 나누기)를 쓴다. 하나님은 야곱이 인간적인 수단이 아닌 기도로 매달리기를 원하셨다. 성도는 위기의 순간에 하나님의 언약을 붙잡고 기도해야 한다.
하나님을 경험해 보았는가? (변화와 회복)
1. 하나님이 일부러 져주셔서 사는 인생 (창세기 32:13-32)
얍복 강가에서 야곱은 어떤 사람(천사)과 날이 새도록 씨름했다. 환도뼈가 위골되는 고통 속에서도 축복을 구하며 매달린 야곱에게 하나님은 "네 이름이 이스라엘(하나님과 겨루어 이김)"이라 말씀하신다. 이는 전능하신 하나님이 연약한 인간의 간절한 기도에 져주신 은혜의 사건이다. 야곱의 부러진 뼈는 평생 하나님의 은혜만을 의지하게 만드는 거룩한 흔적이 되었다.
2. 하나님을 경험한 인생의 고백 (창세기 33:1-17)
하나님을 대면하고 변화된 야곱이 에서를 만났을 때, 에서는 400명의 군사를 거느리고 왔음에도 야곱을 끌어안고 울었다. 야곱은 에서의 얼굴에서 "하나님의 얼굴을 본 것 같다"고 고백한다. 이는 문제가 해결된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과정에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체험하는 것임을 보여준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풀리면 인간관계의 문제도 풀린다.
3. 편의주의 신앙과 자기합리화의 함정 (창세기 33:18-34:31)
야곱은 벧엘로 가겠다는 서원을 잊고, 살기 좋은 세겜 성읍에 머무르며 안주했다. 이 편의주의적 신앙은 결국 딸 디나의 성폭행 사건과 아들들의 학살극이라는 끔찍한 비극을 초래했다. 세상과 적당히 타협하고 자기합리화하는 신앙은 바닷물을 마시는 것처럼 영혼을 더욱 목마르게 하고 파멸로 이끈다. 성도는 있어야 할 자리(예배의 자리)를 지켜야 한다.
4. 망할 뻔한 인생의 회복 매뉴얼 (창세기 35:1-15)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하나님은 야곱에게 "일어나 벧엘로 올라가라"고 명령하신다. 인생 회복의 유일한 길은 하나님께로 돌아가는 것이다. 야곱은 이방 신상을 버리고 자신을 정결케 하며 단호하게 결단했다. 그가 순종했을 때 하나님은 주변 고을들을 두렵게 하여 야곱을 보호하셨고, 다시금 언약을 확인시켜 주셨다.
복된 인생을 소망하는가? (성숙과 완성)
1. 은혜를 체험한 사람이 사는 방식 (창세기 35:16-22)
라헬이 베냐민을 낳다가 죽어가며 아들 이름을 '베노니(슬픔의 아들)'라 불렀으나, 야곱은 '베냐민(오른손의 아들)'으로 바꾸었다. 이는 고통 속에서도 긍정적인 믿음과 희망을 선포하는 영적 성숙을 보여준다. 또한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장자의 패륜을 겪으면서도 야곱은 묵묵히 "다시 길을 떠나" 장막을 쳤다. 크리스천은 어떤 상황에서도 믿음으로 계속 살아가야 한다.
2. 결국 하나님의 뜻은 이루어진다 (창세기 35:23-36:8)
야곱은 사랑받지 못한 레아를 통해 유다(메시아의 조상)를 얻었고, 결국 레아와 함께 막벨라 굴에 장사되었다. 하나님의 생각은 인간의 생각과 다르며, 결국 하나님의 뜻대로 역사는 흘러간다. 형 에서는 풍요를 좇아 가나안을 떠났지만, 야곱은 약속의 땅에 머물렀기에 언약의 계승자가 되었다. 영적인 것에 가치를 두는 자가 최후의 승리자가 된다.
3. 이래도 험한 세월을 살 것인가? (창세기 46:1-7, 47:7-10)
요셉의 초청으로 애굽으로 내려가는 길, 야곱은 브엘세바에서 하나님께 제사를 드린다. 과거 조상들이 제멋대로 애굽에 갔다가 실패한 것을 알기에, 그는 하나님의 허락을 구했다. 바로 앞에 선 야곱은 자신을 "험악한 세월을 보낸 자"로 소개하면서도, 당대 최고의 권력자인 바로를 축복하는 영적 권세를 보여준다. 고난을 통과하며 하나님을 깊이 만난 자만이 가질 수 있는 당당함이다.
4. 자손의 자손까지 보는 복을 소망하라 (창세기 47:27-31, 48:8-22)
야곱은 요셉에게 자신이 죽으면 애굽이 아닌 가나안 땅에 묻어달라고 맹세시킨다. 이는 눈에 보이는 풍요로운 애굽이 아니라 약속의 땅 가나안에 영원한 소망을 두었기 때문이다. 또한 손자 에브라임과 므낫세에게 축복할 때, 요셉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뜻을 따라 차자에게 오른손을 얹는 영적 통찰력을 보여준다.
5. 사명을 완수하는 인생을 사모하라 (창세기 49:1-2, 28-33)
야곱의 임종은 아름답고 평안했다. 그는 열두 아들에게 예언적 유언을 남기고, 발을 침상에 모으고 숨을 거두었다. 그는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았지만, 결국 열두 지파의 조상을 세우고 가나안을 향한 소망을 심어주는 사명을 완수했다. 사명 완수의 인생에는 후회가 없다. 비교의식에서 자유로워지고 오직 하나님이 맡기신 길을 걸어간 야곱은 영적 청출어람의 모델이 되었다.
[서평] 고생 끝에 빚어진 하나님의 걸작, '이스라엘'
"고생이 어떻게 근사할 수 있나요?"
이 책의 첫 질문은 인생의 쓴맛을 보고 있는 모든 이들의 가슴을 파고든다. 길요나 목사의 《근사한 고생》은 성경 인물 중 가장 인간적이고, 흠이 많으며,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야곱의 이야기를 통해 이 역설적인 질문에 답한다. 저자는 야곱의 삶을 단순한 옛날이야기가 아닌,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자화상으로 그려낸다.
야곱: 욕망의 투사에서 은혜의 사람으로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야곱을 미화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형의 발꿈치를 잡고 태어난 태생적 경쟁심, 팥죽 한 그릇으로 장자권을 낚아채는 교활함, 아버지를 속이는 대담함 등 야곱의 민낯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저자는 이러한 야곱의 모습에서 현대인의 '편의주의 신앙'과 '자기합리화'를 꼬집는다.
하지만 책의 핵심은 야곱의 연약함이 아니라, 그런 야곱마저도 포기하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집요한 사랑이다. 얍복 강가에서 야곱의 환도뼈를 치시면서까지 그를 굴복시키고야 마는 하나님의 씨름은 심판이 아니라 구원을 위한 처절한 사랑이었다. 저자는 이를 두고 "하나님이 일부러 져주셔서 사는 인생"이라고 표현한다. 이 대목에서 독자는 자신의 고집과 아집을 꺾으시는 하나님의 손길이 사실은 가장 큰 은혜임을 깨닫게 된다.
고난의 재해석: 스카(Scar)에서 스타(Star)로
책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는 '고난의 섭리'다. 야곱이 겪은 20년의 타향살이, 딸의 비극, 아내의 죽음, 요셉의 실종 등 험악한 세월은 그를 무너뜨리기 위함이 아니었다. 저자는 마치 도공이 진흙을 빚듯, 하나님께서 고난이라는 도구를 통해 야곱을 다듬어 가셨음을 강조한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레아와 라헬의 경쟁을 다룬 챕터다. 사랑받지 못한 레아와 자식이 없던 라헬의 결핍은 서로에게 상처(Scar)였지만, 하나님은 그 결핍을 통해 이스라엘 열두 지파라는 별(Star)을 만들어내셨다. 이는 현재 고난 중에 있는 독자들에게 강력한 위로와 소망을 준다. "내 인생의 상처도 하나님의 손에 들리면 별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는 깊은 울림을 준다.
오늘을 살아가는 크리스천의 이정표
이 책은 단순히 신학적인 해설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삶의 지침을 제공한다.
첫째, 영적 실력의 정의다. 저자는 영적 실력이란 실수를 안 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했어도 얼마나 빨리 하나님의 뜻으로 돌이키느냐"라고 정의한다. 이는 완벽주의에 지친 신앙인들에게 자유함을 준다.
둘째, 예배와 현장성이다. 벧엘로 올라가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통해, 온라인 예배나 편의주의적 신앙에 안주하려는 현대인들에게 예배의 자리, 은혜의 현장을 지키는 것이 생명줄임을 강조한다.
셋째, 사명 중심의 삶이다. 비교의식에 사로잡혀 살던 야곱이 사명을 깨달았을 때 비로소 자유해졌듯이, 우리 또한 세상의 성공 기준이 아닌 하나님이 주신 사명을 좇을 때 가장 복된 인생을 살 수 있음을 역설한다.
당신의 고생도 결국 근사해질 것이다
길요나 목사의 《근사한 고생》은 고난 없는 인생을 약속하지 않는다. 대신,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이 함께하시면 그 고생은 헛되지 않으며, 결국에는 '이스라엘'이라는 영광스러운 이름으로 바뀔 것임을 확신시켜 준다.
지금 인생이 꼬여 있다고 느끼는가? 험악한 세월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이 책을 펼쳐라. 당신의 고생이 실패가 아니라, 하나님이 당신을 빚어가시는 가장 '근사한' 과정임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야곱의 하나님이 곧 당신의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