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그립습니다』 세대간 단절이 없던 처음 그 교회
1. 도서 소개 및 핵심 주제
도서명: 교회가 그립습니다 (세대간 단절이 없던 처음 그 교회) 저자: 김대진 (싱크와이즈 교육목회연구소 대표)
핵심 주제: 오늘날 한국 교회가 직면한 다음세대의 위기와 영적 단절의 원인을 진단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성경이 말하는 '가정과 교회의 연합(싱크, Sync)'을 통한 세대통합 사역의 원안(原案)을 제시한다.
2. 교회가 있는데, 교회가 그리운 까닭
2.1. 위기의 시대, 주일학교를 통해 본 교회의 민낯
한국 교회는 현재 30~40대 부모 세대의 이탈과 그에 따른 주일학교 붕괴라는 심각한 위기 앞에 서 있다. 통계에 따르면 영아부가 없는 교회가 78.5%에 달한다는 충격적인 보고가 있다.
2.2. 현대 교회 교육의 기형적 구조: 두 가지 괴생명체
저자는 현대 교회 교육이 실패한 원인으로 두 가지 상징적인 괴생명체를 제시한다.
짝귀 미키마우스 (The One-Eared Mickey Mouse): 1960년대 이후 등장한 '청소년 부서' 중심의 사역 구조를 의미한다. 미키마우스의 머리(교회 전체 공동체)에 귀 하나(청소년 부서)가 간신히 매달려 있는 형국이다. 청소년 사역 전문화라는 명목하에 세대 간 분리를 가속화시켰다.
뇌 없는 문어 (The Brainless Octopus): 부서 사역이 세분화(영아, 유아, 유치, 초등, 중고등 등)되면서, 머리(통합된 교회 공동체성)는 사라지고 각 부서(다리)만 문어발처럼 비대해진 기형적 구조다. 이로 인해 세대 간 소통은 단절되고, 각 부서는 한정된 자원을 두고 경쟁하게 되었다.
2.3. 역사적 배경: 산업혁명과 '떨태기 부모'의 등장
이러한 분리형 교육 구조는 산업혁명 이후 가정의 해체, 공교육의 시작, 그리고 주일학교 운동의 태동과 맞물려 있다. 부모가 자녀 신앙 교육의 주체라는 인식이 희미해지면서 '떨태기 부모'가 등장했다.
떨태기 부모란? 주일 아침 자녀를 교회에 '떨'구고, 예배 후 다시 차에 '태'워 '기'가 막히게 집으로 돌아가는 부모를 뜻한다.
영적 방임의 문제: 이들은 자녀의 신앙 교육을 교회 전문가(사역자)에게 전적으로 '위임'해버리고, 가정에서의 신앙 전수 책임을 방임한다. 이는 마치 학원에 아이를 맡기면 성적이 오를 것이라 기대하는 사교육 심리와 동일한 '영적 사교육' 형태를 띤다.
3. 문제의 핵심은 이것이다
3.1. '3세대 신드롬'의 재현: 본 세대, 들은 세대, 모르는 세대
성경 사사기 2장 10절에 나타난 이스라엘의 비극이 한국 교회에도 재현되고 있다.
1세대 (본 세대): 하나님의 일하심을 직접 목격하고 체험한 세대.
2세대 (들은 세대): 부모로부터 하나님에 대해 듣기만 한 세대. '내가 본 예수'가 없다.
3세대 (다른 세대): 여호와를 알지도 못하고 행하신 일도 모르는 '다른(another)' 세대. 결국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는 영적 사사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3.2. 영적 사교육과 연장된 청소년기
현대 교회의 시스템은 성도들을 영적으로 성숙한 '어른'으로 길러내지 못하고 있다.
지식의 착각: 설교를 듣는 것만으로 자신이 믿음이 좋다고 착각하게 만든다. 설교자가 고민하고 연구한 결론을 듣기만 해서는 '내 믿음'이 자라지 않는다. 스스로 말씀을 먹고 소화하는 능력이 결여되어 있다.
연장된 청소년기 (Extended Adolescence): 나이는 성인이지만 영적으로는 여전히 누군가의 돌봄이 필요한 미성숙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 한국 교회는 구도자를 회원 교인으로 만드는 데는 성공했을지 모르나, 그들을 그리스도의 제자로 성숙시키는 데는 실패했다.
3.3. 삶의 현장이 진짜 배움터
신앙의 성숙은 교회 안의 프로그램이 아니라 가정과 사회라는 '삶의 현장'에서 이루어진다. 검독수리가 사냥을 배우기 위해 드넓은 고원이 필요하듯,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하게 서기 위해서는 삶의 현장에서 말씀을 적용하고 씨름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4. 그러면 무엇부터 해야 하나?
4.1. 세대통합의 기초: 가정 (Family)
하나님은 신앙 전수의 1차적 장소로 '가정'을 디자인하셨다. 가정은 하나님 사랑(수직적 관계)과 이웃 사랑(수평적 관계)이 교차하는 지점이며, 대위임령(지상명령)을 수행하는 첫 번째 선교지다.
4.2. 신명기 6장(쉐마)의 3E 원리
저자는 신명기 6장 4-9절 말씀을 통해 가정에서 신앙을 전수하는 세 가지 기둥(3E)을 제시한다.
Engrave (새기라): 부모가 먼저 하나님의 말씀을 자신의 마음에 새겨야 한다. 자녀는 부모의 마음에 새겨진 것을 본능적으로 모방한다.
Empowerment (세우라/가르치라): 부지런히 가르치고 강론해야 한다. 이는 일주일에 한 번 하는 수업이 아니라, 삶의 모든 정황(앉았을 때, 길을 갈 때 등) 속에서 일어나는 전인적인 교육이다.
Environment (조성하라): 손목, 미간, 문설주에 말씀을 기록하듯, 가정의 환경(문화) 자체가 하나님을 기억하게 만들어야 한다. 가정의 주인이 하나님임을 시각적, 문화적으로 드러내야 한다.
4.3. 교회가 가정이 되고, 가정이 교회가 되게 하라
교회의 본질: 교회는 효율성을 추구하는 '클럽'이나 '조직'이 아니라,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 하나가 되는 '영적 가족'이다. 성경은 교회를 건물(Building)이 아닌 몸(Body)과 가족(Family)으로 묘사한다.
가정과 교회의 싱크(Sync): 교회와 가정이 서로 다른 메시지를 주어서는 안 된다. 믿음의 내용과 삶의 모습이 일치(동기화)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가정 예배는 엄숙한 예식이 아니라 '믿음의 대화'가 되어야 한다.
5. 세대 단절과 영적 방임을 넘어서는 길 (실천 전략)
5.1. 세대통합을 실천하는 세 가지 모델
저자는 학문적, 목회적 접근을 종합하여 세 가지 모델을 소개한다.
가족기반 교회 (Family-Based): 기존의 부서 사역 구조를 유지하면서, 부모를 초청하거나 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가정과 교회를 연결하는 가장 현실적이고 초기 단계의 모델이다.
가족통합 교회 (Family-Integrated): 연령별 부서를 없애고 모든 세대가 함께 예배드리고 활동하는 급진적 모델이다. 세대 간 교류가 활발하지만, 불신 가정이나 결손 가정에게 소외감을 줄 수 있다.
가족코칭 교회 (Family-Equipping): 기존 부서 구조를 유지하되, 교회가 부모를 주된 신앙 교사로 세우도록 적극적으로 훈련(코칭)하고 지원하는 모델이다. 교회와 가정이 파트너십을 이룬다.
5.2. 세대통합 사역에 대한 4가지 오해 풀기
한국 교회가 세대통합을 시도할 때 범하기 쉬운 오해를 바로잡는다.
부모 동원 사역이 아니다: 주일학교 교사가 부족해서 부모를 보조 교사로 쓰는 것이 아니다. 부모는 신앙 교육의 '주체'이자 '책임자'다.
학부모를 위한 사역이 아니다: 자녀가 있는 부모뿐만 아니라, 독신, 노년층, 미혼 청년 등 교회 내 모든 구성원이 영적 가족으로 연결되는 사역이다.
효율성 때문이 아니다: 가정이 주일학교보다 시간적으로 더 많아서(168시간 vs 1시간)가 아니라, 하나님이 그렇게 명하셨기 때문에 하는 것이다.
아이들을 몰려오게 하는 부흥 수단이 아니다: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한 교회 성장 프로그램이 아니다. 숫자가 줄더라도 본질을 회복하는 운동이다.
5.3. 세대통합을 위한 4가지 전환 (Shift)
사역의 단위를 '개인'에서 '가정'으로: 새신자가 오면 한 개인이 아닌 한 가정이 연결된 것으로 보고 접근하라. 모든 프로그램의 대상을 가정 단위로 재편하라.
'모으는 사역'에서 '보내는 사역'으로: 교회 안에 가두지 말고 가정과 세상으로 파송하여 그곳에서 예배하게 하라.
'가르치는 사역'에서 '긍휼 사역'으로: 지식 전달 위주의 학교 모델을 넘어, 상처 입은 자들을 돌보는 가족 모델(병원, 가정)로 전환하라.
'교회학교' 중심에서 '교구' 중심으로: 주일학교 부서에만 책임을 맡기지 말고, 전 세대가 섞여 있는 교구(구역, 셀)가 다음세대를 함께 돌보는 구조로 가라.
5.4. 열정에 의지를 더하라 (스포다조)
바울이 디모데에게 권면한 "힘쓰라(스포다조)"는 말에는 열정과 의지가 모두 담겨 있다. 처음의 뜨거운 열정이 식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의지로 다음세대를 위한 생명의 길을 닦아야 한다. 우리는 천수답 농사꾼처럼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며, 열정과 의지를 다해 이 길을 가야 한다.
[서평] 잃어버린 교회의 원형을 찾아서: '짝귀 미키마우스'를 넘어 '영적 가족'으로
1. 들어가는 말: 지금 우리 교회는 안녕하십니까?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한국 교회는 유례없는 충격에 휩싸였다. 텅 빈 예배당보다 더 뼈아픈 것은, 그동안 우리가 믿어왔던 '교회 시스템'이 위기 앞에서 얼마나 무력했는지를 확인한 순간이었다. 특히 '주일학교'로 대변되는 다음세대 사역의 붕괴는 가속화되었다. 아이들이 교회에 오지 않는 것을 넘어, 3040 부모 세대가 사라지고 있다. 김대진 목사의 저서 《교회가 그립습니다》는 이러한 한국 교회의 현실을 냉철하게 진단하며, 단순히 과거로의 회귀가 아닌, 성경이 말하는 본질적인 '가족으로서의 교회'를 회복하자고 호소한다. 이 책은 단순한 교육 방법론을 넘어, 교회의 존재 이유를 묻는 묵직한 교회론적 질문을 던진다.
2. 충격적인 진단: 미키마우스와 문어, 그리고 떨태기 부모
저자의 진단 중 가장 인상적이고 통렬한 부분은 현대 교회의 기형적 구조에 대한 비유다. 저자는 교회 본체와 유리된 채 별도로 돌아가는 청소년 사역을 '짝귀 미키마우스'로, 통합된 머리 없이 부서이기주의로 찢어진 교회를 '뇌 없는 문어'로 묘사한다.
더욱 뼈아픈 지적은 '떨태기 부모'의 등장이다. 아이를 교회에 '떨'구고 예배 후 '태'워 '기'만 하는 부모들의 모습은, 자녀의 영혼을 교회라는 종교 서비스 기관에 외주(Outsourcing) 맡긴 현대 크리스천 부모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준다.
3. 해결의 열쇠: 3E 원리와 가정의 회복
이 책의 미덕은 날카로운 비판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이고 성경적인 대안을 제시한다는 점이다. 저자는 신명기 6장의 '쉐마' 말씀을 토대로 3E 원리(Engrave-새김, Empowerment-세움, Environment-조성)를 제안한다. 부모가 먼저 말씀을 심비에 새기고, 삶의 모든 순간을 통해 가르치며, 가정의 문화를 하나님 중심으로 조성하라는 것이다. 특히 "가정 예배는 엄숙한 예식이 아니라 믿음의 대화"라는 조언은 가정 예배에 부담을 느끼는 많은 부모에게 자유함을 준다. 거창한 설교가 아니라, 식탁에서 삶을 나누고 서로를 위해 기도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예배가 될 수 있음을 저자의 경험을 통해 증명한다.
4. 패러다임의 전환: 학교에서 가족으로
저자가 제안하는 '세대통합'은 단순히 어른 예배에 아이들을 앉혀놓는 물리적 통합이 아니다. 그것은 교회의 체질을 바꾸는 것이다. '가르치는 학교' 모델에서 '서로 돌보는 가족' 모델로의 전환이다.
5. 천수답 농사꾼의 마음으로
책의 말미에서 저자는 '천수답 농사꾼'의 심정을 이야기한다.
《교회가 그립습니다》는 목회자에게는 목회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지침서'이며, 부모에게는 잃어버린 사명을 깨우는 '각성제'이고, 교사들에게는 위로와 방향을 주는 '나침반'이다. 화려한 프로그램으로 교회의 부흥을 꾀하려는 시도가 번번이 실패하는 이때, "우리가 잘못했습니다"라고 고백하며 기본으로 돌아가려는 저자의 외침은 한국 교회가 반드시 들어야 할 예언자적 메시지다.
지금 교회학교의 위기 앞에서 막막해하는 모든 사역자와 성도들에게, 이 책은 우리가 돌아가야 할 '그리운 교회'의 청사진을 선명하게 보여줄 것이다. 다음세대가 '다른 세대'가 되지 않도록, 지금 당장 이 책을 펼쳐보기를 강력히 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