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기철 장로의 '킹덤빌더의 영성': 내가 살아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나타나는 삶의 비밀
기독교 영성의 새로운 패러다임, 킹덤빌더
손기철 장로(HTM 대표)의 저서 《킹덤빌더의 영성》은 오늘날 기독교인들이 겪고 있는 신앙의 괴리감, 즉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는데 왜 삶은 변하지 않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는 책입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내가 주체가 되어 하나님을 섬기는 종교 생활'에서 벗어나, '내 안에 계신 하나님이 나를 통해 나타나시는 하나님나라의 삶'으로 전환해야 함을 역설합니다. 이것이 바로 '킹덤빌더(Kingdom Builder)'의 정체성입니다. 이 요약은 책의 흐름에 따라 4부로 나누어 핵심 내용을 심도 있게 다룹니다.
PART 1. 그리스도 안에서 패러다임 전환하기: 죽은 전통에서 벗어나기
1. 하나님나라 복음적 올바른 영성을 가져라
기독교 영성의 재정의 오늘날 '영성'이라는 단어는 뉴에이지나 타 종교에서도 흔히 사용되며 그 의미가 모호해졌습니다. 저자는 기독교적 영성을 명확히 정의합니다. 세상의 영성이 자아를 초월하여 신적 경지에 도달하려는 '인본주의적 노력'이라면, 기독교 영성은 하나님과의 생명적 관계를 통해 하나님의 성품과 능력이 우리 몸을 통해 나타나는 것(현현)입니다. 즉, 영성은 인간이 주체가 되어 훈련으로 쟁취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임하신 하나님의 통치를 허용하는 것입니다.
거짓 자아의 죽음과 새 마음 진정한 영성 훈련은 더 나은 '나'를 만드는 자기 계발이 아닙니다. 그것은 과거의 경험과 지식으로 형성된 '거짓 자아(에고)'를 부인하고,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로서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저자는 '자기 초월'이 아닌 '자기 부인'과 '자기 십자가'를 강조합니다. 우리의 혼(의식)이 몸의 종노릇 하는 상태에서 벗어나 하나님의 영 안에 거할 때, 비로소 영이요 생명인 말씀이 우리 삶을 이끌어가게 됩니다.
2. 교리와 믿음체계를 넘어 생명으로 나아가라
복음 vs 종교 저자는 현대 기독교가 생명력을 잃고 화석화된 종교로 전락한 원인을 '교리 중심의 신앙'에서 찾습니다. 교리는 하나님에 대한 지식(Knowledge about God)을 주지만, 하나님을 아는 것(Knowledge of God, 관계적 체험)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종교: 인간이 주체가 되어 하나님을 위해 무언가를 하려고 노력함. 율법적이며, 보상과 처벌(당근과 채찍)의 시스템으로 작동함.
복음: 하나님이 주체가 되어 우리 안에서 일하심. 생명적이며, 사랑과 은혜로 작동함.
내적 체험의 중요성 교리와 신학은 중요하지만, 그것이 '생명' 자체는 아닙니다. 저자는 외적 체험(교리 학습, 봉사 등)과 내적 체험(성령과의 교제, 심중의 변화)의 균형을 강조합니다. 특히 한국 교회가 지나치게 이성적이고 교리적인 측면에 치우쳐 성령의 내적 체험을 소홀히 했음을 지적하며, 말씀이 육신이 되는 '성육신적 삶'을 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성령을 통한 내적 변화가 선행되어야 함을 역설합니다.
3. 하나님나라의 관점에서 구원을 새롭게 보라
구속사의 재해석 우리는 흔히 구원을 '죄 사함 받고 죽어서 천국 가는 것'으로만 이해합니다. 그러나 저자는 이를 '하나님나라의 통치 회복' 관점에서 재해석합니다.
창조: 인간은 본래 하나님의 형상(본질)과 모양(나타남)을 가진 존재로, 하나님과 연합하여 이 땅을 다스리는 대리 통치자였습니다.
타락: 인간이 마귀의 거짓말(자율성 추구)에 속아 하나님과 분리됨으로써, 하나님의 통치권을 상실하고 마귀의 통치 아래 놓이게 된 사건입니다. 즉, 타락은 단순한 도덕적 범죄가 아니라 '생명적 분리'입니다.
구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죄 사함을 받을 뿐만 아니라, 다시 하나님과 연합하여 하나님의 생명(신성)을 회복하고 마귀의 일을 멸하며 이 땅에 하나님의 통치를 실현하는 것입니다.
새 언약의 성취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은 구약의 율법을 완성하고 새 언약을 성취한 사건입니다. 새 언약의 핵심은 "하나님의 법을 우리 마음에 기록하고, 하나님이 우리 안에 거하시는 것"입니다. 따라서 구원받은 성도는 더 이상 죄책감과 두려움에 매여 사는 존재가 아니라, 내 안에 계신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신적 성품'에 참여하는 자입니다.
4.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킹덤빌더의 정체성을 확립하라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예수님은 새 포도주(새 언약의 복음)를 낡은 가죽부대(율법적 사고방식, 거짓 자아)에 넣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킹덤빌더는 다음과 같은 정체성을 확립해야 합니다.
생득권의 회복: 우리는 하나님 자녀로서의 권세와 능력을 이미 받았습니다. 이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주어진 것을 누리고 사용하는 것입니다.
소속과 삶터의 변화: 우리는 이 세상에 살지만 세상에 속한 자가 아닙니다. 우리의 시민권은 하늘에 있으며, 우리는 하나님나라의 대사로 이 땅에 파송된 존재입니다.
성육신적 삶: 예수님이 말씀이 육신이 되어 사셨듯, 우리도 말씀을 머리로만 아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살아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킹덤빌더'의 삶입니다.
PART 2. 그리스도 안에 들어가기: 거짓 자아에서 벗어나기
5. 이제는 내가 누구인지를 알아야 한다
나는 누구인가? 대부분의 사람은 이름, 직업, 소유, 외모, 과거의 경험 등으로 자신을 정의합니다. 그러나 저자는 이것들이 진정한 '나'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이것들은 변하고 사라지는 것들이며, 나를 설명하는 꼬리표일 뿐입니다.
관찰자로서의 자아: 감정, 생각, 신체 감각을 '나'와 동일시하지 않고, 그것을 지켜보는 '의식(혼)'이 있습니다. 거듭난 성도의 진정한 자아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새로운 피조물'입니다.
거짓 자아의 형성: 타락한 인간은 하나님과의 분리로 인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외부 세계(세상)의 반응과 자신의 생각/감정을 엮어 스스로 '나'라는 존재(거짓 자아)를 만들어냈습니다.
6. 거짓 자아의 속임에서 벗어나라
생각은 내가 아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떠오르는 생각을 '내 생각'이라고 착각합니다. 그러나 생각은 뇌의 작용과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일 뿐, 실재도 아니고 진리도 아닙니다. 거짓 자아는 이 생각들을 붙잡고 자신을 유지하려 합니다.
심리적 시간: 거짓 자아는 과거의 후회와 미래의 불안이라는 '심리적 시간' 속에 삽니다. 그러나 실재하는 것은 오직 '지금 이 순간'뿐입니다. 하나님은 '영원한 현재'에 계십니다.
심리적 상상: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보지 않고, 자신의 기억과 왜곡된 인지로 재구성한 '상상의 현실'을 살아갑니다. 이것이 고통의 원인입니다.
자기 부인과 자기 십자가 예수님이 말씀하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라"는 것은 금욕주의나 자기 학대가 아닙니다. 이것은 "내 생각과 감정이 내가 아님을 깨닫고(자기 부인), 거짓 자아가 허상임을 아는 것(자기 십자가)"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거짓 자아의 감옥에서 나와 그리스도 안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7. 거짓 자아의 부재가 그리스도의 현존 의식이다
그리스도 의식으로 살아가기 우리가 거짓 자아(옛사람)를 십자가에 못 박았음을 인식할 때, 우리 안에서 '그리스도 의식'이 깨어납니다. 이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상태입니다(갈 2:20).
영화관의 비유: 영화를 볼 때 우리는 좌석에 앉아 있지만, 영화가 시작되면 스크린 속 이야기에 몰입하여 자신을 잊어버립니다.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세상이라는 스크린에 몰입하여 거짓 자아로 살아가지만, 깨어남이란 '관객석에 앉아 있는 나(그리스도 안의 나)'를 자각하는 것입니다.
현존(Presence): 거짓 자아의 소음이 사라질 때, 하나님의 임재(현존)가 드러납니다. 이때 우리는 판단하거나 정죄하지 않고,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허용하고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이 진정한 자유입니다.
8.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삶이란?
예닮삶 vs 예나삶 저자는 '예수님을 닮아가는 삶(예닮삶)'이라는 표현이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하나님과 분리된 내가 노력하여 예수님을 모방하려는 시도는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는 율법주의로 귀결됩니다. 진정한 의미는 '예수님이 나타나는 삶(예나삶)'입니다. 내 안에 계신 예수님이 나의 주인이 되셔서, 나의 몸과 인격을 통해 그분의 성품을 드러내시는 것입니다. 이는 나의 노력이 아닌, 내어드림과 순종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나는 죽고 예수로 사는 삶"이 바로 이것입니다.
PART 3. 그리스도 안에 거하기: 몸이 하나님을 경험하기
9. 이제 그리스도 안에서 무엇이 내가 아닌지 알아야 한다
속사람과 겉사람의 싸움 구원받은 이후에도 우리는 여전히 육신을 입고 있기에 겉사람(거짓 자아의 습관)과 속사람(새로운 자아) 사이의 갈등을 겪습니다. 성화란 속사람이 겉사람을 뚫고 나오는 과정입니다.
성령 체험의 중요성: 지식적인 동의를 넘어, 성령의 기름부으심을 통해 하나님을 감각적으로 체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때 우리는 내가 붙들고 있던 세상의 가치들이 헛됨을 깨닫게 됩니다.
혼의 구원: 우리의 영은 이미 구원받았으나, 혼(지정의)은 매일 구원을 이루어가야 합니다. 혼이 몸의 욕구에 끌려다니지 않고, 하나님의 영에 복종하도록 훈련해야 합니다.
10. 임재호흡으로 하나님과 생명적 관계를 가져라
영적 호흡의 중요성 저자는 하나님과의 끊임없는 교제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 '임재호흡 기도'를 제안합니다. 하나님은 인간을 창조하실 때 생기를 불어넣으셨습니다. 호흡은 생명의 근원이며, 영적인 것과 육적인 것을 연결하는 고리입니다.
임재호흡 실천법
의식적 호흡: 무의식적인 호흡에서 벗어나 의식적으로 숨을 들이마시고 내쉽니다.
들숨: "주님의 생명을 들이마십니다." (성령의 충만함, 사랑, 평강을 받아들임)
날숨: "나의 모든 부정적인 것들을 내어드립니다." (근심, 걱정, 죄책감, 거짓 자아를 내보냄)
멈춤 없음: 들숨과 날숨 사이에 멈춤 없이 자연스럽게 이어가며, 끊임없는 하나님의 생명 순환을 경험합니다. 이 훈련을 통해 우리는 일상 속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놓치지 않고,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평강을 유지하며,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회복하여 전인적인 건강을 누릴 수 있습니다.
11. 그리스도의 현존 가운데 새로운 의식을 누려라
세 가지 새로운 의식 임재호흡을 통해 거짓 자아가 잠잠해지면, 우리는 그리스도 의식을 갖게 됩니다. 이는 다음 세 가지로 나타납니다.
사랑(생명) 의식: 두려움과 정죄감이 사라지고, 하나님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느낌. 타인과 세상을 판단하지 않고 사랑으로 대하게 됨.
온전(있음) 의식: 결핍과 부족함이 사라지고, 그리스도 안에서 이미 모든 것을 가졌음을 느낌(충만함). 욕망과 탐욕으로부터 자유로워짐.
갈망(창조) 의식: 공허함이 사라지고,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싶은 거룩한 열망이 생김. 하나님의 뜻을 이 땅에 이루고자 하는 창조적 에너지가 솟아남.
12. 생명의 말씀으로 새로운 신념체계와 사고체계를 가져라
심중(Heart)의 변화 마음(Mind)이 표면적인 생각이라면, 심중(Heart/잠재의식)은 우리 존재의 깊은 곳에 있는 신념체계입니다. 삶이 변하려면 마음의 결심을 넘어 심중의 믿음이 바뀌어야 합니다. 거짓 자아는 과거의 상처와 왜곡된 경험으로 형성된 부정적 신념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7가지 말씀 알약 저자는 심중을 새롭게 하기 위해 매일 복용해야 할 '7가지 말씀 알약(선포 기도문)'을 제시합니다. 이를 반복적으로 선포하고 묵상함으로써, 부정적인 신념을 몰아내고 하나님나라의 신념을 심중에 기록해야 합니다.
나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지금 여기에서 하나님의 생명과 사랑을 누립니다.
무한하신 하나님의 지혜와 능력을 누립니다.
항상 기뻐하고 범사에 감사합니다.
말할 수 없는 은혜와 긍휼을 누립니다.
말씀대로 말함으로 언제나 주의 뜻을 이룹니다.
늘 신성한 강건함과 자유를 누립니다.
차고 넘치는 부요와 형통을 누립니다.
PART 4. 그리스도 안에서 살아가기: 세상에 하나님을 나타내기
13. 세상을 대하는 행동양식을 새롭게 하라
세 가지 행동양식의 변화 그리스도 의식이 내면화되면, 세상을 대하는 태도(행동양식)가 자연스럽게 변합니다.
허용함과 하나 됨: 내 기준(선악, 호불호)으로 판단하고 배척하는 대신, 하나님의 섭리를 믿고 상황과 사람을 있는 그대로 수용합니다. 분리가 아닌 연합을 추구합니다.
즐거움과 풍성함: 미래의 목적 달성을 위해 현재를 희생하며 고통스럽게 사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하나님과 함께하는 기쁨을 누립니다. 과정 자체가 목적이 되는 삶입니다.
열정과 지혜: 결핍에서 오는 욕망(Passion)이 아닌, 하나님이 주시는 거룩한 열정(Enthusiasm)으로 일합니다. 이때 내 능력을 뛰어넘는 하나님의 지혜가 나타납니다.
14. 죄와 거룩에 대한 강박적 사고에서 벗어나라
죄에 대한 새로운 관점 많은 성도들이 '죄를 안 지으려고' 발버둥 치며 강박에 시달립니다. 그러나 죄에 집중할수록 죄의 힘은 더 강해집니다(율법의 역설). 저자는 "죄를 안 짓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하나님의 의를 나타내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육신을 입고 있는 한 죄를 지을 수밖에 없습니다. 죄를 지었을 때, 자책하고 숨는 것이 아니라 즉시 그리스도 안으로 들어가 회개하고(씻음), 다시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거룩은 분리가 아니라, 하나님과의 연합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열매입니다.
15. 과거 상처와 쓴뿌리로 인한 고통과 괴로움을 제거하라
나비손 기도(Butterfly Hug) 과거의 상처(트라우마)와 쓴뿌리는 우리 심중에 '부정적 감정 에너지'로 남아 현재의 삶을 왜곡합니다. 저자는 이를 치유하기 위해 심리학적 기법(EMDR 등) 원리를 기독교적으로 적용한 '나비손 기도'를 소개합니다.
방법: 양손을 교차하여 가슴에 얹고(나비 모양), 좌우를 번갈아 토닥이며(양측성 자극), 성령님의 도우심을 구합니다.
원리: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되, 그 속에 빠지지 않고 관찰자(그리스도 안의 나)로서 바라봅니다. 양측성 자극은 뇌의 정보처리를 도와, 고통스러운 기억과 결합된 부정적 감정을 분리하고 해소시킵니다. 이를 통해 과거의 상처가 더 이상 현재의 나를 괴롭히지 못하게 합니다.
16. 내적 소명을 통해서 외적 소명을 이루어가라
두 가지 소명 킹덤빌더는 두 가지 소명을 완수해야 합니다.
내적 소명 (Being): 하나님 자녀로서 자신의 몸으로 하나님의 생명과 통치를 경험하는 것. 하나님과 친밀함을 누리는 것. 이것이 우선입니다.
외적 소명 (Doing): 내적 소명의 충만함이 흘러넘쳐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것. 직업, 사역, 봉사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결론: 하나님의 하루를 살라 저자는 마르다와 마리아의 이야기를 통해, 일(Doing)보다 주님 곁에 머무는 것(Being)이 먼저임을 강조합니다. 내적 소명 없이 외적 성취만을 좇는 것은 결국 탈진과 공허함을 가져옵니다. 킹덤빌더는 '나의 성공을 위한 하루'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나를 통해 하나님이 나타나시는 '하나님의 하루'를 사는 사람입니다. 이것이 바로 킹덤빌더의 영성입니다.
[서평] 킹덤빌더의 영성: 종교의 껍질을 깨고 생명의 실재를 체험하라
현대 기독교인들이 겪는 가장 큰 딜레마는 "아는 것과 사는 것의 불일치"입니다. 교회에서는 은혜를 받지만, 세상에 나가면 무력해지는 이중적인 삶에 많은 이들이 지쳐가고 있습니다. 손기철 장로의 신간 《킹덤빌더의 영성》은 바로 이 지점에서 강력한 돌파구를 제시합니다. 이 책은 단순히 '더 열심히 믿으라'는 식의 훈계가 아닙니다. 우리의 존재론적 변화와 뇌과학적 원리, 그리고 구체적인 실천 매뉴얼(임재호흡, 나비손 기도 등)을 결합하여 복음을 '관념'에서 '실재'로 끌어내립니다. 이론적 신학에 머물러 있는 신앙을 경험적 영성으로 전환하고 싶은 독자, 죄책감과 강박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신앙생활을 갈망하는 독자에게 이 책은 필독서가 될 것입니다.
1. '거짓 자아'와 '참 자아'의 명쾌한 분리
이 책의 가장 탁월한 점은 심리학적 개념인 '에고(Ego)'를 성경적인 '옛사람(거짓 자아)'과 연결하여 명쾌하게 설명한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우리가 겪는 대부분의 고통이 실재가 아니라, 과거의 기억과 미래의 불안이 만들어낸 '거짓 자아의 환상'임을 폭로합니다. 많은 성도가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나 자신'이라고 착각합니다. 그래서 우울한 생각이 들면 "나는 우울한 사람이야"라고 규정해버립니다. 그러나 저자는 "생각과 감정은 당신이 아니다. 그것은 뇌의 반응일 뿐이다"라고 선언합니다. 이 분리 작업(Dis-identification)은 영적 자유를 얻는 첫걸음입니다. 그리스도 안에 있는 '새로운 피조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 모든 변화의 시작임을 이 책은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게 제시합니다.
2. '성육신적 영성'으로의 초대
전통적인 영성 훈련은 종종 세상을 등지고 산속으로 들어가거나, 금욕적인 생활을 하는 '탈육신적' 경향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저자는 예수님이 이 땅에 육신을 입고 오신 것처럼, 우리도 세상 한복판에서 몸을 입고 하나님의 거룩함을 드러내는 '성육신적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는 매우 중요한 신학적 균형입니다. 영성은 기도원이나 예배당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직장 상사와의 갈등 속에서, 반복되는 가사 노동 속에서, 경제적 위기 속에서 발현되어야 합니다. 책에서 제시하는 '킹덤빌더'는 바로 이러한 일상의 영성가를 의미합니다. 이는 오늘날 세상 속에서 영향력을 잃어버린 교회가 회복해야 할 핵심 가치입니다.
3. 구체적이고 과학적인 실천 방법론 (임재호흡 & 나비손 기도)
보통의 영성 서적들이 "하나님 안에 거하라"는 추상적인 명제에 그치는 반면, 이 책은 "어떻게(How to)"에 대해 매우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합니다.
임재호흡 기도: 호흡이라는 생리적 현상을 영적인 도구로 사용하여, 무의식적으로 돌아가는 자율신경계를 조절하고 하나님께 집중하게 하는 방법은 매우 실용적입니다. 이는 뉴에이지의 명상과는 달리, 명확히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님과의 교제'를 지향합니다.
나비손 기도: 트라우마 치료 기법인 EMDR의 원리를 기도로 승화시킨 이 방법은 뇌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합니다. 과거의 상처를 억지로 잊으려 하거나 영적으로만 해석하려 하지 않고, 뇌의 기억 처리 과정을 통해 치유를 돕는 접근은 매우 현대적이고 통합적입니다. 이러한 접근은 신앙과 과학(심리학/뇌과학)이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창조 섭리 안에서 서로를 보완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입니다.
4. 율법주의와 신비주의를 넘어서는 균형 감각
저자는 '죄를 짓지 않으려는 노력'이 오히려 죄에 집중하게 만드는 '율법주의의 역설'을 예리하게 지적합니다. 동시에, 맹목적인 기적 추구나 감정적인 흥분만을 좇는 '신비주의'도 경계합니다. 이 책이 말하는 영성은 '관계적 영성'입니다. 하나님을 두려운 심판자가 아닌, 내 안에 거하시는 사랑의 아버지로 인식하고, 그분과의 친밀함 속에서 자연스럽게 거룩함이 흘러나오게 하는 것입니다. "노력해서 거룩해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나타냄으로써 거룩해진다"는 메시지는 신앙의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많은 성도에게 참된 안식을 제공합니다.
아쉬운 점 및 제언
책의 내용이 다소 심도 있고, '거짓 자아', '초양자장', '적응적 정보처리 시스템' 등 낯선 용어들이 등장하여 초신자나 고령의 독자들에게는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또한, '호흡 기도'나 '내면의 시각화' 등의 방법론이 기존의 보수적인 신앙관을 가진 이들에게는 거부감을 줄 수도 있습니다. 독자들은 이 방법론들이 '목적'이 아니라 하나님께 나아가기 위한 유용한 '도구'임을 명확히 인지하고 읽을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 하나님을 누리는 삶으로의 초대
《킹덤빌더의 영성》은 21세기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에게 꼭 필요한 '영적 내비게이션'과 같습니다. 이 책은 우리가 왜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여전히 불안하고 불행한지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내리고, 그 처방전으로 '자아의 죽음'과 '그리스도의 현존'을 제시합니다. 이 책은 단순히 읽고 넘기는 책이 아닙니다. 책에서 소개하는 7가지 말씀 알약, 임재호흡, 나비손 기도를 직접 따라 하며 '체화'해야 하는 실천서입니다. 머리로만 아는 하나님이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고 몸으로 살아내는 하나님을 경험하고 싶은 모든 분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이 책을 덮을 때쯤이면, 당신은 더 이상 '나의 성공'을 위해 달리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오늘을 사는 킹덤빌더로 서 있게 될 것입니다.
추천 대상:
오랜 신앙생활에도 변화가 없어 매너리즘에 빠진 성도
죄책감, 두려움, 과거의 상처로 인해 신앙의 기쁨을 잃어버린 분
지성적인 이해와 영적인 체험의 조화를 원하는 기독교 지성인
일상 속에서 하나님과 동행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찾고 있는 모든 그리스도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