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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려도, 다시, 오늘』(조명신) 리뷰/요약

 


『흔들려도, 다시, 오늘』: 완벽하지 않은 그리스도인을 위한 위로와 통찰

1. 책 소개 및 저자 소개

이 책은 겉으로는 믿음 좋은 척하지만, 속으로는 매일 신앙과 일상이 흔들려 고민하는 평범한 그리스도인들을 위한 에세이입니다. 저자 조명신 목사는 자신의 부끄러운 경험과 흔들렸던 순간들을 솔직하게 고백하며, 그 흔들림이 오히려 신앙을 단단하게 만드는 과정임을 역설합니다. 그는 화려한 성공담 대신, 실수하고 넘어지지만 다시 일어나는 '보통의 성실함'을 이야기하며 독자들에게 깊은 공감과 위로를 건넵니다.

2. 파트별 상세 요약

Part 1. 믿음이 흔들리는 그리스도인에게: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힘

다행인 줄 아세요: 일상의 기적 저자는 자유로에서 겪은 4중 연쇄 추돌사고의 경험을 통해 '일상의 기적'을 이야기합니다. 사고 직후 원망이 앞섰지만, 경찰관의 "다행인 줄 아세요. 자유로 사고에서 두 다리 멀쩡한 건 기적입니다"라는 말에 충격을 받고 감사를 회복합니다. 이는 야곱이 벧엘에서 평범한 돌베개를 베고 자다가 하나님을 만난 사건과 연결됩니다. 거창한 사건만이 기적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 속에서 나와 함께하시는 하나님을 발견하는 눈을 뜨는 것이 진정한 기적임을 강조합니다.

어른이 된다는 건: 한계를 인정하는 용기 어른이 된다는 것은 내 마음대로 세상을 통제할 수 없음을 무기력감 없이 받아들이는 과정입니다. 저자는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바울의 고백이 전능해진다는 뜻이 아니라, 비천이나 풍부에 처해도 자족할 수 있는 태도임을 설명합니다. 믿음은 자신의 한계를 굴욕감 없이 인정하고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입니다.

하나님 사전에 없는 것: 제티슨(Jettison) 위기 상황에서 배나 비행기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짐을 버리는 행위인 '제티슨'을 소개합니다. 세상은 위기가 닥치면 사람을 먼저 구조조정하려 하지만, 하나님 나라에는 구조조정이 없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짐처럼 버리지 않으시며, 끝까지 책임지시는 사랑을 보여주십니다.

실망이 꼭 불신은 아니다: 보증이라는 태풍 신학대학원 입시를 앞두고 어머니의 보증 문제로 집안이 풍비박산 났던 저자의 경험을 나눕니다. 기도 응답이 기대와 다르게 더디게 오거나 고통스러운 과정을 통과할 때 우리는 실망합니다. 하지만 그 실망과 절망의 자리에서 믿음은 더욱 단단해집니다. 결국 이 사건을 통해 부모님이 예수님을 믿게 된 전화위복의 은혜를 간증합니다.

다시 일어나는 힘: 재기력 권투 선수 피터 버클리는 300전을 치르며 256번을 졌지만, 256번 다시 일어났습니다. 저자는 승리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넘어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는 '재기력'이라고 말합니다. 믿음의 전설들도 한 번도 넘어지지 않은 사람들이 아니라, 넘어질 때마다 다시 일어난 사람들입니다.

Part 2. 관계가 흔들리는 그리스도인에게: 사람 사이에 흐르는 은혜

감정 쓰레기 배출 방법 아파트 안내문 '김장 쓰레기 배출 방법'을 '감정 쓰레기 배출 방법'으로 잘못 본 일화에서 시작합니다. 타인에게 함부로 감정을 쏟아내는 것은 관계를 파괴하는 행위입니다. 저자는 다윗처럼 하나님 앞에서 감정을 토해내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건강한 해소법임을 제시합니다.

작은 그늘이라도 괜찮아: 로뎀나무의 교훈 로뎀나무는 사실 잎이 무성한 큰 나무가 아니라 볼품없는 관목입니다. 하지만 광야에서 지친 엘리야에게는 그 작은 그늘도 생명수와 같았습니다. 우리는 대단한 도움을 주려다가 엄두를 못 내지만, 저자는 내가 만들 수 있는 '작은 그늘'이라도 누군가에게는 큰 위로가 됨을 강조합니다.

경청은 마음 기울이기 자신의 말만 쏟아내는 사람과의 대화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이야기하며, 경청은 단순히 귀를 기울이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기울이는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솔로몬이 구한 '듣는 마음'처럼, 하나님과 이웃의 소리에 마음을 여는 것이 지혜입니다.

나를 위해 싸워 준다는 것 어린 시절 동네 형들에게 괴롭힘을 당할 때 형이 나타나 대신 싸워줬던 기억을 통해 하나님의 보호하심을 설명합니다. "너희는 가만히 있어라, 내가 싸우겠다"는 하나님의 말씀은 가족이기 때문에 가능한, 조건 없는 사랑과 보호의 선언입니다.

왜 우리는 칭찬에 인색할까 사람들은 타인의 불행을 위로하는 데는 헤프지만, 타인의 성공을 칭찬하는 데는 인색합니다. 저자는 칭찬과 박수가 상대방을 세워주는 귀한 사역이며, 누군가의 잘됨을 진심으로 축하해 주는 넉넉한 마음이 그리스도인에게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Part 3. 마음이 흔들리는 그리스도인에게: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의외로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다: 성품의 변화 저자는 자신의 타고난 기질과 성격(고집, 승부욕)을 고백합니다. 성격은 쉽게 변하지 않지만, 예수님과 동행하며 성품이 다듬어지면 기질이 '제어 가능한 상태'가 됩니다. 모세처럼 혈기 왕성한 사람도 하나님의 손에 길들여지면 온유한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뒤통수 콤플렉스: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 납작한 뒤통수가 콤플렉스였던 저자는 아무도 자신의 뒤통수에 관심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성경의 한나는 브닌나의 괴롭힘(자식이 없는 콤플렉스 자극)에 맞서지 않고 하나님께 나아가 기도함으로 승화시켰습니다. 자신의 약점을 기도로 연결하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유혹 앞에선 비굴해도 괜찮아 요셉이 보디발 아내의 유혹을 피해 도망친 것을 언급하며, 유혹 앞에서는 정면 승부가 아닌 '회피'가 최고의 전략임을 강조합니다. 성적 유혹이나 죄의 유혹은 내 의지를 믿기보다 물리적으로 거리를 두고 도망치는 것이 지혜입니다.

쪽팔릴 줄 알아야 그리스도인이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뻔뻔함이 만연한 세상입니다. 저자는 죄를 지었을 때 얼굴이 화끈거리고 부끄러워할 줄 아는 양심이 살아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연약함을 인정하는 정직함이 회복의 시작입니다.

신앙에 천재는 없다 머리가 좋다고 신앙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신앙은 지식이 아니라 삶으로 체득하는 후천적인 과정입니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시간을 통해 다듬어지는 것이기에, 지금 조금 부족하더라도 낙심할 필요가 없습니다.

Part 4. 일상이 흔들리는 그리스도인에게: 평범함 속의 보화

실은 하나님께로 향한 길이었다 저자는 계획대로 되지 않는 인생길, 연고 없는 곳으로의 사역 이동 등을 겪으며 불안해했습니다. 하지만 돌아보면 내가 원하지 않았던 그 길들이 실은 하나님께로 향하는 가장 정확한 길이었음을 고백합니다. 불확실성 속에서도 하나님의 인도를 신뢰하는 것이 믿음입니다.

기억 보관소: 은혜의 아카이브 여행 사진이 추억을 소환하듯, 영적인 은혜도 기록해두지 않으면 증발합니다. 저자는 '은혜 아카이브', '아이디어 아카이브', '문장 아카이브'를 만들어 일상에서 발견한 하나님의 흔적을 기록합니다. 기록은 영적 슬럼프가 왔을 때 나를 다시 일으키는 자산이 됩니다.

경험하지 않고는 알 수 없는 영역 우리는 인과응보로 모든 고난을 해석하려 하지만, 세상에는 설명할 수 없는 미지의 영역(10%)이 존재합니다. 내가 경험하지 못한 타인의 고통을 함부로 판단하거나 정죄해서는 안 되며, 욥의 친구들처럼 섣부른 충고보다는 침묵과 공감이 필요합니다.

힘겨운 시절은 책갈피처럼 고난이 무조건 유익한 것은 아닙니다. 고난을 낭비하지 않고 그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배우는 사람에게만 유익이 됩니다. 지나온 힘겨운 시절들은 인생이라는 책의 책갈피처럼 끼워져 있어, 우리가 어디를 읽고 있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알려줍니다.

고인물 조심 변화를 거부하고 "나도 다 해봤어"라며 타인의 열정을 꺾는 '고인물'이 되지 말아야 합니다. 익숙함과 결별하고 끊임없이 배우며 성장하려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영적 고인물이 되지 않으려면 자발적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Part 5. 사명이 흔들리는 그리스도인에게: 본질을 붙드는 삶

셀프 학대는 그만: 엘리야의 치유 열심히 사역하다가 탈진했을 때, 우리는 자신을 자책하고 학대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지친 엘리야를 책망하지 않으시고 먹이시고 재우시고 어루만져 주셨습니다. 영적 침체기에는 무리한 헌신보다 하나님의 따뜻한 손길을 느끼며 쉬어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등짝 스매싱은 사랑이라: 징계의 의미 부모가 자녀를 사랑하기에 훈육하듯, 하나님도 우리가 그릇된 길로 갈 때 징계하십니다. 그냥 내버려 두는 유기(방임)가 가장 무서운 심판입니다. 간섭하시고 징계하시는 것은 여전히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증거입니다.

알고 보니 진짜 탕자 탕자의 비유에서 집 나간 둘째 아들보다, 아버지와 함께 있으면서도 아버지의 마음을 몰랐던 첫째 아들이 '진짜 탕자'일 수 있습니다. 교회 안에 있으면서도 기쁨 없이 의무감으로만 신앙생활을 하는 '형님 탕자'들의 모습을 경계해야 합니다.

일에 삼켜지지 않으려면 주님을 위한 일에 몰두하다가 정작 주님을 잃어버리고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마르다처럼 일에 삼켜지면 사람이 수단으로 보입니다. 사역의 성과보다 주님과의 관계, 사람에 대한 사랑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닦고 조이고 기름 치자: 영적 전쟁 준비 군인이 매일 총기를 손질하듯, 그리스도인은 기도로 영적 무기인 전신갑주를 손질해야 합니다. 평소에 깨어 기도하지 않으면 결정적인 영적 전쟁의 순간에 무기가 녹슬어 패배할 수 있습니다. 기도의 골방은 영적 승리를 위한 대장간입니다.




[서평] "흔들려도 괜찮아, 우리는 여전히 공사 중이니까"

1. 완벽하지 않은 당신을 위한 따뜻한 변명 서점에 쏟아지는 수많은 신앙 서적들은 종종 우리에게 '더 강력한 믿음', '더 뜨거운 헌신', '흔들리지 않는 확신'을 요구하곤 한다. 그런 책들을 읽다 보면, 매일의 삶에서 넘어지고 실수하는 나의 모습이 초라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조명신 목사의 <흔들려도, 다시, 오늘>은 다르다. 이 책은 첫 장부터 우리의 어깨에 들어간 힘을 빼준다. 저자는 "목회자인 나도 매일 흔들린다"고 고백하며, 흔들림이 믿음 없음의 증거가 아니라 살아있음의 증거이자 성숙을 향해 가는 과정임을 따뜻하게 일깨워준다.

2. 일상 신학: 평범한 하루가 기적이 되는 순간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거창한 신학적 담론이 아닌, 지극히 평범하고 때로는 비루하기까지 한 '일상'을 신앙의 언어로 길어 올렸다는 점이다. 자유로에서의 교통사고, 치과에서 울고불고하는 아들, 배려한답시고 놓아둔 녹차 한 잔의 에피소드들은 누구나 겪을 법한 이야기다. 저자는 이 사소한 순간들 속에 숨겨진 하나님의 싸인을 기가 막히게 포착해낸다. 특히 "다행인 줄 아세요"라는 경찰관의 말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256번 패배한 권투 선수에게서 '다시 일어나는 믿음'을 발견하는 통찰은 독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준다. 우리의 반복되는 일상, 지루한 출근길, 전쟁 같은 육아의 현장이 사실은 하나님이 일하고 계신 '떨기나무 불꽃'의 현장임을 깨닫게 해 준다.

3. 'PBP GINFWMY': 공사 중인 인생을 향한 응원 책을 관통하는 정서는 '용납'과 '기대'다. 저자는 'PBP GINFWMY'(Please Be Patient, God Is Not Finished With Me Yet - 참아주세요, 하나님은 아직 저를 완성하지 않으셨어요)라는 문구를 인용하며, 우리는 모두 '공사 중'인 존재임을 상기시킨다. 바리새인처럼 완벽한 척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쪽팔리면 쪽팔린 대로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것이 진짜 신앙이다. 유혹 앞에서는 비굴하게 도망칠 줄 알고, 고난 앞에서는 납작 엎드릴 줄 아는 솔직함이 오히려 영적 건강함임을 역설한다. 이는 완벽주의 강박에 시달리는 현대 그리스도인들에게 해방감을 선사한다.

4. 오늘을 살아낼 힘이 필요한 이들에게 이 책은 뜨거운 부흥회보다는 따뜻한 찻집에서의 대화 같다. 윽박지르거나 가르치려 들지 않고, "나도 그랬어, 많이 힘들었지?" 하며 조용히 어깨를 내어준다. 믿음이 흔들려 고민하는 청년, 반복되는 일상에 지친 직장인, 관계의 문제로 속앓이하는 성도, 그리고 사역의 무게에 눌린 목회자까지,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일독을 권한다. 책을 덮고 나면, 여전히 내 상황은 변하지 않았을지라도 그것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이 변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해줄 수 있을 것이다. "그래, 좀 흔들리면 어때. 중심만 잃지 않으면 돼. 오늘도 다시 시작하면 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