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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는 어떻게 치유되는가』(김규보) 리뷰/요약

 

<트라우마는 어떻게 치유되는가> (김규보 저) 요약: 성경적 관점으로 본 상처와 회복

김규보 교수의 <트라우마는 어떻게 치유되는가> 는 "하나님, 왜 내 마음의 상처는 회복되지 않습니까?" 라는 부제처럼, 깊은 정신적 외상을 겪고 있는 이들을 위한 기독교적 치유 안내서입니다. 저자는 트라우마의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오늘과 내일'은 바꿀 수 있다 고 강조하며, 그 핵심 방법으로 '그리스도 닮음'을 제시합니다.

👨‍🏫 저자 김규보 교수 소개

저자 김규보는 목회자이자 성경적 상담 교수입니다. 연세대학교에서 심리학(BA)을 전공하고 ,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M.div) , Calvin Theological Seminary(Th.M) 를 거쳐, South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에서 성경적 상담 박사 학위(Ph.D)를 취득했습니다. 현재 총신대학교에서 성경적 상담학 조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 이 책의 핵심 메시지: 왜 '그리스도 닮음'인가?

이 책의 궁극적인 목적은 트라우마 상황 속에서도 독자가 그리스도 닮음(Christiformity)을 실천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저자에 따르면, '그리스도 닮음'은 트라우마 가운데서도 성도로 살아가는 방편이자 , 참된 치유와 회복을 얻는 하나님의 방법입니다. 이는 단순히 과거의 상처를 잊는 것이 아니라, 상처를 넘어 자유로 나아가는 여정 속에서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고 그분의 영광이 되는 삶을 사는 것을 의미합니다.

📖 책의 전체 구조

이 책은 총 3부와 부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1부. 트라우마란 무엇인가?: 트라우마에 대한 기독교적 이해를 다룹니다.

  • 2부. 트라우마는 어떻게 치유되는가?: 트라우마로부터 자유를 경험하게 하는 '그리스도 닮음'의 구체적인 실천 방법 7가지를 제시합니다.

  • 3부. 트라우마를 하나님께 묻다: "선하고 전능하신 하나님이 왜 트라우마를 허용하시는가?"라는 실존적 질문(신정론)을 다룹니다.

  • 부록. 트라우마와 기독교 병리학: 트라우마를 이해하는 심화된 기독교 병리학적 접근을 소개합니다.


1부. 트라우마란 무엇인가?

1부에서는 트라우마의 정의와 성경적 관점을 제시합니다.

트라우마의 정의: Big T와 Small T

  • 트라우마(Trauma)는 정신적 외상으로 , 개인의 정상적인 대처 메커니즘을 압도하는(overwhelmed) 경험을 의미합니다.

  • 저자는 트라우마를 두 가지로 구분합니다.

    • 빅 트라우마 (Big Trauma): 전쟁, 재난, 사고, 성폭행 등 극단적인 영향을 주는 경험입니다.

    • 스몰 트라우마 (Small Trauma): 자존감 저하, 수치심 등 일상에서 경험하는 부정적 감정이나 사고를 야기하는 경험입니다.

  • 저자는 객관적인 사건의 크기와 상관없이 , 개인의 '주관적 경험'이 트라우마를 정의하는 데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트라우마에 대한 흔한 오해

저자는 트라우마를 대할 때 흔히 발생하는 위험한 접근 방식을 경고합니다.

  1. 섣부른 위로의 위험성: "고난이 유익이다", "회개할 것을 찾아보라" 등의 피상적인 위로는 오히려 더 큰 상처를 줄 수 있습니다. 진정한 치유와 '외상 후 성장'(post-traumatic growth) 은 조언이 아닌 진실한 공감과 충분한 애통의 시간을 통해 가능합니다.

  2. '상처받은 치유자'에 대한 오해: 상처 자체가 치유자를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상처 가운데 하나님을 만나고 회복과 성장을 경험하는 것이 치유의 동력이 됩니다.

  3. 트라우마 미화의 함정: 저자는 "트라우마가 기회가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의 기회입니다" 라고 선언합니다. 트라우마 자체가 성숙의 발판이 아니라, 악을 선으로 바꾸시는 하나님의 은혜와 능력이 우리를 새롭게 하는 힘입니다.


2부. 트라우마는 어떻게 치유되는가?

2부는 이 책의 핵심으로, '그리스도 닮음'을 실천하는 구체적인 7가지 방법을 탐구합니다. 저자는 '창조-타락-구속-완성'이라는 하나님의 '구원 드라마'(Theodrama) 안에서 성도의 궁극적인 생활 양식이 바로 '그리스도 닮음'이라고 말합니다.

1. 침묵과 애통 (Silence and Lament)

  • 침묵: 트라우마는 종종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비극"입니다. 저자는 십자가 위에서 6시간 동안 대부분 침묵하며 고통을 온몸으로 담아내신 그리스도를 묵상하라고 권합니다. 이 침묵은 하나님의 부재가 아니라 , 그분이 우리의 고통을 아시고 함께 지고 계심을 나타내는 '존재의 충만함'입니다.

  • 애통: 침묵이 감정 억압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애통은 고통을 하나님 앞에 솔직하게 쏟아내는 실천입니다. 이는 '믿음 없음'(faith-less-ness)이 아니라, 고통 속에서도 하나님의 주권을 의지하는 '믿음 충만'(faith-full-ness)의 외침입니다.

2. 연약함 인정하기 (Admitting Weakness)

  • 인간은 본래 완벽하지 않고 의존적인 존재로 창조되었습니다. 연약함은 모든 인간이 공유하는 보편적인 속성입니다.

  • 치유는 상처를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부활하신 그리스도가 못 자국과 창 자국을 그대로 지니셨던 것처럼 , 그 상처를 '십자가의 흔적'으로 받아들이고 자신의 일부로 수용하는 데 있습니다.

  • 이를 통해 삶의 주도권을 트라우마에서 예수 그리스도께로 가져올 수 있습니다.

3. 죄 사함과 죄 죽임 (Forgiveness of Sins and Mortification)

  • 저자는 트라우마의 고통이 또 다른 죄(중독, 폭력, 자기 파괴 등)를 합리화하는 구실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합니다.

  • 치유는 두 가지 실천을 포함합니다.

    1. 죄 사함의 은혜: 십자가 앞에서 자신의 죄를 고백하고 용서의 은혜를 전인격적으로 경험하는 것입니다.

    2. 죄 죽임(Mortification): 성령을 의지하여 삶에 남아있는 죄 된 본성(정욕, 탐심 등)을 십자가에 못 박는 적극적인 실천입니다.

4. 용서 (Forgiveness)

  • 용서는 기독교인의 사명이지만 , 저자는 용서의 강요가 오히려 잔인한 실천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합니다.

  • 용서의 기초는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너희를 용서하심같이" 하는 것입니다.

  • 저자는 용서를 3가지로 구분하여 접근합니다.

    • 법정적 용서: 죄에 대한 심판과 선언. 이는 오직 하나님의 주권에 속하며 , 우리는 이 권리를 하나님께 맡겨야 합니다.

    • 심리적 용서: 피해자가 가해자를 향한 분노, 증오, 복수심 등의 부정적 감정을 십자가 앞에 '내어 드리는(for-giving)' 실천입니다. 이것이 피해자가 실천해야 할 핵심입니다.

    • 관계적 용서 (화해): 이는 가해자의 '진정한 사과', '책임 있는 변화', '성실한 배상'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이 조건 없이 무분별하게 화해를 시도하는 것은 2차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어 위험합니다.

5. 긍휼 (Compassion)

  • 긍휼은 그리스도를 따르는 성도들의 마땅한 삶의 원리입니다.

  • 트라우마 치유 과정에서 긍휼은 '돌봄을 받는 자'에서 '돌봄을 주는 자'로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 트라우마 생존자는 누구보다 타인의 아픔을 깊이 공감하고 구체적인 돌봄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 사명을 감당할 때, 피해자는 '치유자'로 성장하며 새로운 정체성을 얻게 됩니다.

6. 교회 (The Church)

  • 트라우마 치유와 섬김은 결코 혼자 할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 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 교회는 '언약 공동체'로서 , 성도들이 하나님의 변함없는 사랑과 안전한 관계를 경험하게 하는 치료적 장이 됩니다.

  • 한 지체의 트라우마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 전체의 문제이며 , 교회가 사회의 왜곡된 구조를 개혁하도록 촉구하는 '선지자적 사명'을 일깨웁니다.


3부 및 부록: 신정론과 기독교 병리학

3부. 신정론: "하나님은 왜 악을 허용하시는가?"

  • 3부는 "하나님은 선하고 전능하신데 왜 악(트라우마)이 존재하는가?"라는 '신정론'(Theodicy)의 질문을 다룹니다.

  • 저자는 이 문제의 본질이 **지식적(intellectual)이 아니라 실천적(practical)**이라고 말합니다.

  • 고통받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논리적 변증이 아니라, 위로와 공감, 실제적인 돌봄입니다.

  • 하나님의 선하심과 전능하심은 논리로 증명되는 것이 아니라, 악의 현실 속에서도 선으로 악을 이기려 애쓰는 성도들의 '실천적 삶'을 통해 증거됩니다.

  • 따라서 우리는 질문을 "하나님, 왜 허락하십니까?"에서 "하나님, 이런 현실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성도로서 살아야 합니까?"로 바꿔야 합니다.

부록. 기독교 병리학 (Christian Pathology)

  • 부록은 트라우마를 진단하는 '기독교 병리학'적 접근을 소개합니다.

  • 이는 인간을 '다차원적 존재'(신경 생리, 심리 관계, 가족 체계, 사회 문화, 윤리 영적 질서)로 봅니다.

  • 트라우마는 이 창조 질서가 깨어진 '왜곡'(dis-order)으로 이해됩니다.

  • 기독교 병리학은 트라우마를 3가지 범주로 나누어 총체적으로 탐색합니다.

    1. 죄 (Sin): 원죄, 자범죄, 사회 문화적 죄 (예: 인종차별, 맘모니즘 등).

    2. 장애 및 질병 (Disability and Disease): 신경 생리, 심리 관계, 가족 체계, 사회 문화적 질서의 기능적 손상.

    3. 고통 (Suffering): 고통의 실제를 영적 의미로 환원(영적 승리주의)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직면하고 애통하는 것을 강조합니다.


🌟 서평: 상처 입은 영혼을 위한 따뜻하고 견고한 안내서

누구나 살면서 크고 작은 트라우마를 겪습니다. 기독교인이라고 예외는 아닙니다. 오히려 "왜 선하신 하나님이 나에게 이런 고통을 허락하셨는가?"라는 질문은 신앙인에게 더 큰 실존적 고민을 안겨줍니다. 김규보 교수의 <트라우마는 어떻게 치유되는가>는 이 무거운 질문을 피하지 않고, 성경적 상담의 관점에서 정면으로 돌파하려는 용기 있고 사려 깊은 책입니다.

👍 장점: 공감과 교리의 탁월한 균형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따뜻한 공감'과 '견고한 교리' 사이의 탁월한 균형감입니다.

저자는 보스턴 마라톤 테러 현장 경험 및 수많은 상담 사례 를 통해 트라우마 피해자의 고통에 깊이 공감합니다. "고난이 유익이다" , "용서하라" 같은 섣부른 조언이 얼마나 폭력적일 수 있는지 날카롭게 지적하며 , '충분한 애통의 시간' 을 강조하는 부분은 피해자에게 큰 위로를 줍니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한 심리적 위로에 그치지 않습니다. 저자는 트라우마 치유의 궁극적인 길은 '그리스도 닮음' 이라는 견고한 신학적 목표를 제시합니다. 특히 감정의 해소(심리적 용서)와 관계의 회복(관계적 용서), 그리고 죄에 대한 심판(법정적 용서)을 명확히 구분하는 '용서'에 대한 3중적 접근 은 매우 실천적이고 통찰력이 돋보입니다.

💡 장점: 실천적이고 구체적인 방향 제시

이 책은 추상적인 신학 논의에 머물지 않고, '그리스도 닮음'이라는 목표를 위해 구체적인 7가지 실천 방안(침묵, 애통, 연약함 인정, 죄 죽임, 용서, 긍휼, 교회)을 제시한 점이 돋보입니다 .

또한 3부에서 다루는 '신정론' 문제는, 고통의 이유를 따지는 "왜?"라는 질문을 "이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실천적 질문으로 전환시키며, 고통의 의미를 찾지 못해 방황하는 이들에게 명확한 방향을 제시합니다.

🎯 추천 대상

이 책은 일차적으로 트라우마의 고통 속에 있는 기독교인, 그리고 그들을 돕기 원하는 목회자, 상담가, 교회 리더(소그룹 리더)에게 필독서로 추천할 만합니다. 각 장 끝에 포함된 '성찰 및 나눔 질문' 은 개인 묵상뿐 아니라 소그룹에서 함께 나누기에 매우 유용합니다.

🗣️ 총평

<트라우마는 어떻게 치유되는가>는 상처를 억지로 덮거나 영적인 언어로 환원시키지 않고 , 고통의 현실을 정직하게 직면하도록 돕습니다.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을 집어 드는 것 자체가 "매우 용기 있는 회복의 한 걸음" 이 될 것입니다. 이 책은 트라우마라는 어두운 터널을 지나는 이들에게 '하나님이 우리의 기회' 임을 알려주는 든든한 동반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