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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플랫폼 Marriage Platform』(서상복) 리뷰/요약

 


서상복,『결혼 플랫폼: 연애학교·결혼예비학교·부부학교 입문서』 

1. 왜 '결혼 플랫폼'인가?

『결혼 플랫폼』은 31년간의 가정사역과 상담 경험을 가진 서상복 목사가 저술한 결혼 지침서입니다. 저자는 오늘날 많은 결혼이 실패하거나 불행한 이유를 '결혼의 목적'을 잘못 설정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합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나의 행복'을 위해 결혼하지만, 성경적인 결혼의 목적은 '나의 행복'이 아닌 '하나님 나라'를 이루는 데 있습니다.

이 책의 제목인 '결혼 플랫폼(Marriage Platform)'은 기차를 환승하듯, 우리의 결혼관을 세상의 방식에서 하나님의 방식으로 갈아타야 함을 의미합니다. 저자는 세 가지의 결정적인 환승(Transfer)을 제안합니다.

  1. 목적의 환승: '내 나라(자아실현)'에서 '하나님 나라'로

  2. 중심의 환승: '자기 중심'에서 '상대(배우자) 중심'으로

  3. 관계의 환승: '계약 결혼(조건부)'에서 '언약 결혼(무조건적)'으로


2. 결혼의 뿌리를 찾아서 - 결혼식의 진짜 의미

많은 예비부부가 결혼식(Wedding)은 화려하게 준비하지만, 정작 결혼(Marriage) 그 자체는 준비하지 못합니다. 저자는 결혼식의 순서 하나하나에 숨겨진 영적 의미를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2.1. 하나님 나라로 리모델링하는 결혼식

결혼식은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잔치'여야 합니다.

  • 레드카펫: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예수님의 십자가 보혈을 상징합니다. 신랑 신부가 이 길을 걷는 것은 보혈을 통과하여 죄 사함을 받고 새사람이 됨을 의미합니다.

  • 신랑의 어두운 정장: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을 상징합니다. 아내를 위해 자신의 고집과 자아를 죽이겠다는 신랑의 결단입니다.

  • 신부의 흰 드레스: 부활과 순결, 그리고 남편에 대한 존경과 수용을 의미합니다.

  • 신랑·신부 입장: 부모를 떠나(독립), 하나님을 최우선으로 섬기며, 배우자를 부모보다 우선순위에 두겠다는 관계 혁명의 선포입니다.

2.2. 성경 속 3대 주례사

성경에는 결혼의 원리를 설명하는 세 가지 모델 주례사가 있습니다.

  1. 하나님의 에덴 주례사 (창세기 2장): "이러므로 남자가 부모를 떠나... 둘이 한 몸을 이룰지로다." 이는 창조의 절정이 결혼이며, 부끄러움이 없는 친밀함(하나님 나라)을 이루라는 명령입니다.

  2. 예수님의 주례사 (마태복음 19장):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나누지 못할지니라." 결혼은 죽음만이 갈라놓을 수 있는 영원한 연합임을 강조합니다.

  3. 바울의 주례사 (에베소서 5장): 결혼은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라는 위대한 비밀을 드러내는 모형입니다. 남편은 예수님처럼 아내를 위해 죽고, 아내는 교회가 하듯 남편에게 복종하는 원리입니다.

2.3. 아담의 실패에서 배우는 교훈

최초의 부부였던 아담과 하와가 에덴에서 실패한 이유는 '돕는 배필'의 역할을 포기하고 '바라는 배필'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하나님을 예배하는 일, 사랑을 드러내는 일에 실패하고 '내 나라'를 세우려다 서로를 비난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십자가'로 결혼을 회복해야 합니다.


3. 결혼 나무의 6가지 요소 - 행복한 가정의 원리

저자는 건강한 결혼을 한 그루의 나무에 비유하여 6가지 핵심 요소를 설명합니다. 이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결혼은 하나님 나라의 열매를 맺습니다.

① 뿌리: 자기 부인 (Self-Denial)

  • 핵심: 결혼 갈등의 100%는 '자기 부인'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 내용: 내 자아, 고집, 이기심이 살아서 꿈틀거리는 한 진정한 사랑은 불가능합니다. 십자가 앞에서 내가 죽고, 오직 배우자를 위한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 결혼의 시작입니다.

② 물과 영양분: 하나 됨 (Oneness)

  • 핵심: 인간의 노력만으로는 온전한 하나 됨이 불가능합니다. 접착제는 성령님입니다.

  • 내용: 성령의 기름 부으심이 있을 때, 원수 같은 배우자도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이 생깁니다. 부부의 하나 됨은 자녀 교육의 핵심(83%의 영향력)이기도 합니다.

③ 첫째 줄기: 사랑 (Love - Covenant)

  • 핵심: 계약(Contract) 사랑이 아닌 언약(Covenant) 사랑이어야 합니다.

  • 내용:

    • 계약 사랑: "네가 잘하면 나도 잘할게." (조건부, 이기적, 유한 책임)

    • 언약 사랑: "네가 못해도 나는 너를 사랑해." (무조건적, 이타적, 무한 책임)

    • 결혼은 예수님이 우리를 사랑하신 그 '언약적 사랑'을 부부 관계에서 실현하는 것입니다.

④ 둘째 줄기: 관계 (Relationship - Trinity)

  • 핵심: 삼위일체 하나님의 관계성을 가정에서 구현해야 합니다.

  • 내용: 하나님은 관계적인 분이십니다. 부부 역시 독립된 인격이면서 동시에 온전히 연합하는 '페리코레시스(상호 내재)'의 신비를 이루어야 합니다. 좋은 관계가 행복의 원천입니다.

⑤ 셋째 줄기: 책임짐 (Responsibility)

  • 핵심: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책임입니다.

  • 내용:

    • 남편(아버지): 성부 하나님을 모델로 하여, 가정을 보호하고 이끄는 리더십을 책임집니다. "마님, 돌쇠이옵니다"의 자세로 섬깁니다.

    • 아내(어머니): 성자 예수님을 모델로 하여, 돌봄과 용서, 중재의 역할을 책임집니다. "전하, 무수리이옵니다"의 자세로 존경과 인정을 보냅니다.

    • 책임지는 만큼만 사랑하는 것입니다.

⑥ 꽃과 열매: 하나님 나라 (Kingdom of God)

  • 핵심: 결혼의 최종 목적지입니다.

  • 내용: 이 모든 과정을 통해 가정 안에 **'하나님 나라'**가 임하게 하는 것입니다. 의와 평강과 희락이 넘치는 가정, 자녀들이 부모를 보며 "우리 집이 천국 같아요"라고 고백하는 가정이 결혼 나무의 열매입니다.


4. 성경 속의 결혼식 - 구속사의 흐름

우리의 결혼식은 성경에 나타난 거대한 구속의 역사와 맥을 같이 합니다.

  • 아브라함 언약: 쪼갠 고기 사이를 지나가는 횃불 언약은 죽음을 담보로 한 맹세입니다. 이는 오늘날 결혼식의 '레드카펫(피의 길)' 입장과 연결됩니다.

  • 모세(시내산) 언약: 하나님(신랑)과 이스라엘(신부)의 공식적인 결혼식입니다. 십계명은 결혼 서약서와 같습니다. 우리의 결혼 예배 순서는 이 시내산 언약의 구조를 따르고 있습니다.

  • 가나 혼인 잔치: 물이 포도주로 변한 기적은 결혼이 인간의 잔치에서 '하나님 나라의 잔치'로, 율법에서 은혜로 변화됨을 의미합니다. 결혼은 부활의 축제입니다.

  • 예수 그리스도의 새 언약: 십자가는 결혼 언약의 완성입니다. 신랑 되신 예수님이 우리를 위해 목숨을 내어주셨듯, 부부도 서로를 위해 생명을 내어주는 사랑을 해야 합니다.


5. 결혼 예배 순서와 의미 - 실전 적용

결혼식의 모든 순서는 단순한 식순이 아니라 신앙 고백입니다.

  1. 신랑 입장: 예수님이 하늘 보좌를 버리고 이 땅에 오신 것처럼, 남편이 먼저 헌신하고 희생하겠다는 선포입니다.

  2. 신부 입장: 성도가 예수님을 믿고 나아오듯, 아내가 남편을 존경하며 나아오는 것입니다.

  3. 레드카펫: 예수님의 보혈 위를 걸으며, 옛 자아를 죽이고 새사람으로 살겠다는 결단입니다.

  4. 결혼반지: 둥근 원은 사랑의 영원성(영속성)을, 반지를 끼워주는 행위는 상대에게 나를 맞추겠다는 헌신을 의미합니다.

  5. 결혼서약: 단순한 약속이 아니라, 생명을 건 맹세(산상수훈의 실천)입니다.

  6. 양가 부모 인사: 감사의 표현이자, 부모로부터의 완전한 '떠남(독립)'을 확인하는 절차입니다.


6. 결혼은 훈련이다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결혼예비학교'의 중요성을 역설합니다. 운전면허 없이 운전할 수 없듯이, 결혼면허 없이 결혼생활에 뛰어드는 것은 위험합니다. 결혼은 저절로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배우고 훈련하여 '하나님 나라'를 만들어가는 치열한 과정입니다.

"결혼은 내 나라에서 하나님 나라로, 자기 중심에서 상대 중심으로, 계약 결혼에서 언약 결혼으로 환승하는 위대한 여정입니다."





[서평] 왜 우리는 사랑해서 결혼하고, 미워하며 헤어지는가? 

"결혼은 미친 짓이다?"

한때 유행했던 소설과 영화의 제목처럼, 현대 사회에서 결혼은 종종 '미친 짓'으로 치부되곤 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이혼율은 날로 치솟고, 비혼을 선택하는 청년들은 늘어만 간다. 사랑해서 결혼했는데, 왜 그 사랑은 유효기간이 짧은 것일까? 왜 가장 행복해야 할 가정이 가장 큰 상처를 주는 전쟁터가 되었을까?

서상복 목사의 저서 『결혼 플랫폼』은 이 질문에 대해 명쾌하고도 묵직한 해답을 던진다. 저자는 31년의 가정사역과 수많은 상담 사례, 그리고 본인의 결혼 생활을 통해 얻은 통찰을 바탕으로 단언한다. "행복해지려고 하는 결혼은 멈춰라." 얼핏 들으면 역설적인 이 말 속에 이 책의 핵심 메시지가 담겨 있다.

내 나라 vs 하나님 나라

이 책이 제시하는 문제의 원인은 명확하다. 우리가 결혼을 통해 '내 나라(My Kingdom)'를 세우려 하기 때문이다. 나의 행복, 나의 만족, 나의 필요를 채우기 위해 배우자를 수단으로 삼는 순간, 결혼은 지옥이 된다. 저자는 결혼이란 '나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가정 안에 '하나님 나라(God's Kingdom)'를 세우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책의 제목인 '결혼 플랫폼'은 바로 이 지점에서 강력한 은유로 작용한다. 기차역 플랫폼에서 행선지를 갈아타듯, 우리의 결혼도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기 중심에서 상대 중심으로, 조건부 계약에서 무조건적 언약으로의 환승. 이 환승 없이는 아무리 좋은 배우자를 만나도 결국 '성격 차이'라는 핑계로 종착역에 다다르지 못할 것임을 경고한다.

결혼 나무: 추상적인 사랑을 구체적인 실천으로

이 책의 백미는 결혼을 '나무'에 비유한 2장이다. 많은 결혼 지침서들이 '사랑하라', '참아라' 같은 당위적인 조언에 그치는 반면, 저자는 구조적인 원리를 제시한다.

  • 뿌리(자기 부인): 내가 죽지 않으면 배우자가 살 수 없다.

  • 물과 영양분(성령의 하나 됨): 인간의 의지로는 사랑할 수 없다. 성령의 도우심이 필수다.

  • 줄기(사랑, 관계, 책임): 삼위일체 하나님의 속성인 관계와 책임을 부부가 실천해야 한다. 이 도식은 독자로 하여금 내 결혼 생활의 어떤 부분이 병들었는지(뿌리가 썩었는지, 영양분이 없는지)를 스스로 진단하게 만든다.

결혼식, 30분짜리 행사가 아닌 평생의 예배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결혼식 순서에 대한 신학적 해석이다. 흔히 요식행위로 여기는 신랑 입장, 신부 입장, 주례사, 반지 교환 등을 성경의 구속사(아브라함 언약, 시내산 언약)와 연결하는 저자의 통찰은 탁월하다. "신랑이 검은 옷을 입는 것은 아내를 위해 죽겠다는 결단"이라는 해석은 결혼식을 준비하는 예비부부들에게 전율을 준다. 결혼식이 허례허식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생명을 건 언약식임을 깨닫게 해 주기 때문이다.

누구에게 추천하는가?

이 책은 단순히 기독교인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에게는 결혼의 참된 의미를 알려주는 내비게이션이 될 것이고, 권태와 갈등 속에 있는 기혼 부부에게는 처음 사랑을 회복케 하는 처방전이 될 것이다. 또한, 자녀 결혼을 앞둔 부모와 가정 사역을 고민하는 목회자들에게도 필독서라 할 만하다.

나가며: 마님 돌쇠와 전하 무수리

책을 덮으며 저자가 제안한 구호가 뇌리에 남는다. 남편은 "마님, 돌쇠이옵니다", 아내는 "전하, 무수리이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종이 되어 섬길 때, 역설적으로 그 가정은 왕과 왕비가 사는 궁전(천국)이 된다. 결혼은 '복불복'이 아니다. 준비된 만큼 누리는 축복이다. 당신의 결혼 기차는 지금 어디를 향해 달리고 있는가? 만약 '내 행복'이라는 좁은 길을 달리고 있다면, 지금 당장 이 책이라는 플랫폼에 내려 '하나님 나라'행 열차로 환승하기를 권한다. 그곳에 진짜 행복이 덤으로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