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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요시노 겐자부로) 리뷰/요약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 요시노 겐자부로 

1. 코페르라는 소년과 이야기의 시작

이 책의 주인공은 열다섯 살의 중학교 2학년 학생 '혼다 준이치'입니다. 그는 또래보다 키는 작지만 성적은 우수하고 장난기가 많은 소년입니다.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와 함께 교외의 작은 집으로 이사했지만, 근처에 사는 외삼촌(어머니의 남동생)과 깊은 유대관계를 맺으며 성장합니다. 외삼촌은 준이치에게 '코페르'라는 별명을 지어주는데, 이는 천문학자 코페르니쿠스에서 따온 것입니다. 이 별명에는 세상을 자기중심적이 아니라 넓은 시야에서 바라보기를 바라는 외삼촌의 깊은 뜻이 담겨 있습니다.

2. 이상한 경험 - 인간 분자와 세상의 구조

이야기는 어느 비 오는 날, 코페르가 외삼촌과 함께 긴자의 백화점 옥상에서 도쿄 시내를 내려다보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옥상에서 내려다본 도쿄는 잿빛 바다처럼 보였고, 수많은 자동차와 사람들이 마치 곤충이나 분자처럼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이 광경을 보며 코페르는 문득 깨달음을 얻습니다. 자신이 보는 저 수많은 건물 아래, 자신이 알지 못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으며, 자신 또한 그 거대한 세상의 '한 분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자각한 것입니다.

외삼촌의 노트: 사물을 보는 방법에 대하여 외삼촌은 코페르의 이 발견을 매우 높게 평가합니다. 어린아이들은 본능적으로 자신을 세상의 중심으로 여기고 주위 사물을 판단합니다(천동설적 사고). 하지만 코페르니쿠스가 지동설을 주장하며 우주의 중심을 지구에서 태양으로 옮겼듯이, 인간 또한 자기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넓은 세상 속의 객관적인 존재로서 자신을 바라볼 줄 알아야 합니다. 외삼촌은 코페르가 자신을 '세상의 한 분자'로 인식한 것이야말로 어른이 되어가는 중요한 첫걸음이며, 진리를 알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만 바라보는 시각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3. 용감한 친구 - 진정한 용기와 인간의 도리

코페르에게는 '가친(갓찐)'이라 불리는 기타미라는 친구와 그림을 잘 그리는 미즈타니라는 친구가 있습니다. 어느 날, 학급에서 '유부' 사건이 발생합니다. 도시락 반찬으로 매일 유부를 싸 오는 가난한 우라가와를 야마구치 패거리가 놀린 것입니다. 야마구치는 우라가와를 '유부'라고 적힌 쪽지로 조롱하며 공개적으로 망신을 줍니다.

이때, 평소 고집 세고 굽히지 않는 성격의 기타미가 분노하여 야마구치에게 달려듭니다. 선생님이 들어와 싸움의 원인을 물었지만, 기타미는 끝까지 자신이 먼저 때렸다고만 말할 뿐, 우라가와가 놀림당했다는 사실(야마구치의 잘못)을 고자질하지 않습니다. 이는 비열한 행동을 싫어하는 기타미 나름의 신념이었습니다. 이 사건을 통해 코페르는 기타미의 용기와 우라가와의 착한 심성에 감동합니다.

외삼촌의 노트: 훌륭해 보이는 사람과 훌륭한 사람 외삼촌은 이 사건을 전해 듣고, 코페르에게 '훌륭해 보이는 사람'이 아니라 진짜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세상의 평판이나 남들의 시선에 맞춰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진심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외삼촌은 코페르의 아버지가 남긴 유언, 즉 "아들이 훌륭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하며,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인간의 길임을 일깨워줍니다.

4. 뉴턴의 사과와 분유 - 인간 관계의 그물코

어느 날 코페르는 한밤중에 잠에서 깨어 '분유'에 대해 생각하다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상상을 하게 됩니다. 자신이 아기 때 먹었던 분유는 호주의 젖소에서 시작되어, 목장 주인, 공장 노동자, 철도원, 선원, 창고지기, 약국 주인 등 수많은 사람의 손을 거쳐 자신에게 도달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코페르는 이를 통해 세상 모든 물건과 자신이 '인간관계의 그물코'로 연결되어 있음을 발견합니다. 이를 '인간 분자의 관계, 그물코의 법칙'이라고 이름 붙입니다.

외삼촌의 노트: 진정한 발견이란 무엇일까? 외삼촌은 코페르의 발견이 경제학에서 말하는 '생산 관계'의 기초라고 설명해 줍니다. 현대 사회에서 인간은 서로 얼굴도 모르는 수많은 사람과 거대한 협동과 분업 시스템(그물코) 속에서 살아갑니다. 외삼촌은 비록 우리가 서로 낯선 타인일지라도, 내가 소비하는 물건을 만든 이들에게 감사함을 느끼고 그들을 인간적으로 존중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인간관계가 단순히 물질적인 분자 관계에 그치지 않고, 인간적인 따뜻함으로 연결되어야 함을 강조합니다.

5. 가난한 친구 - 생산하는 삶과 소비하는 삶

학교를 며칠째 결석한 우라가와가 걱정되어 코페르는 그의 집을 찾아갑니다. 우라가와의 집은 가난한 두부 가게였습니다. 코페르는 그곳에서 학교에서는 볼 수 없었던 우라가와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합니다. 우라가와는 능숙한 솜씨로 유부를 튀기며 가게 일을 돕고 있었고,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의젓한 소년이었습니다.

코페르는 두부 가게의 가난한 환경과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우라가와의 모습에 큰 충격을 받으면서도, 그를 진심으로 존경하게 됩니다. 우라가와는 가난하지만 비굴하지 않았고, 자신의 삶을 성실하게 꾸려나가고 있었습니다.

외삼촌의 노트: 가난에 대하여 외삼촌은 코페르에게 우라가와를 통해 '생산하는 사람'과 '소비하는 사람'의 차이를 일깨워줍니다. 코페르는 부유한 환경 덕분에 아무것도 생산하지 않으면서 소비만 하는 '소비 전문가'로 살고 있지만, 우라가와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가족과 세상을 위해 무언가를 생산해 내고 있습니다. 외삼촌은 인간의 가치는 소유한 재산이 아니라 그 사람의 품격과 노동의 가치에 있다고 말합니다. 가난하다고 해서 사람을 업신여겨서는 안 되며, 오히려 힘든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일하며 세상을 지탱하는 사람들에게 고개를 숙여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6. 나폴레옹과 네 친구 - 영웅과 역사의 진보

새해를 맞아 코페르와 친구들은 미즈타니의 집에 초대받습니다. 그곳에서 미즈타니의 누나인 가쓰코와 함께 나폴레옹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가쓰코는 나폴레옹이 적군인 코사크 기병대의 용기에 감탄했던 일화를 들려주며, 적일지라도 훌륭한 점을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영웅 정신'이라고 말합니다.

아이들은 영웅적인 삶에 대해 동경을 품게 되고, 앞으로 학교에서 선배들의 부당한 압력(일명 '기합'이나 제재)이 있을 때 서로를 지켜주기로 굳게 약속합니다. 특히 기타미가 타깃이 될 경우, 모두가 함께 맞서기로 '새끼손가락'을 걸고 맹세합니다.

외삼촌의 노트: 위대한 사람이란 누구인가? 외삼촌은 나폴레옹의 일생을 통해 진정한 영웅의 의미를 분석합니다. 나폴레옹은 탁월한 능력으로 황제의 자리에 올랐지만, 결국 자신의 권력욕 때문에 수많은 사람을 희생시키고 몰락했습니다. 외삼촌은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가졌더라도 인류의 진보와 행복에 기여하지 않는다면 진정한 위인이라 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진정으로 존경받아야 할 사람은 자신의 재능을 이용해 역사의 흐름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고, 많은 사람의 행복을 위해 헌신한 사람입니다.

7. 눈 내리는 날의 사건 - 뼈아픈 실수와 후회

눈이 내린 어느 날, 운동장에서 놀던 코페르 일행은 상급생들과 부딪혀 눈사람을 망가뜨리게 됩니다. 이를 빌미로 상급생들은 기타미를 에워싸고 위협합니다. 구로카와를 비롯한 상급생들은 기타미에게 굴복을 강요하지만, 기타미는 끝까지 저항하다가 구타를 당합니다.

이때 우라가와와 미즈타니는 약속대로 기타미를 보호하기 위해 몸을 던져 함께 맞습니다. 그러나 코페르는 공포에 질려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맙니다. 친구들이 맞고 있는 현장을 목격하면서도, 자신이 들고 있던 눈덩이를 등 뒤로 숨기고 끝내 앞으로 나서지 못합니다.

상황이 종료된 후, 서로 부축하며 돌아가는 세 친구의 뒷모습을 보며 코페르는 홀로 운동장에 남아 뼈아픈 자책과 후회에 시달립니다. 친구들을 배신했다는 죄책감 때문에 코페르는 앓아눕게 되고, 학교에도 가지 못한 채 깊은 절망에 빠집니다.

8. 돌층계의 추억 - 인간의 고뇌와 회복

죄책감에 시달리던 코페르는 결국 외삼촌에게 자신의 비겁한 행동을 고백합니다. 외삼촌은 코페르를 나무라지 않고, 지금 당장 친구들에게 사과 편지를 쓰라고 조언합니다. 결과가 어떻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는 것이 인간으로서 취해야 할 태도라고 말해줍니다.

어머니 또한 자신의 학창 시절 '돌층계'에서의 일화를 들려줍니다. 짐을 든 할머니를 도와드리고 싶었지만 망설이다가 기회를 놓쳤던 후회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한 번의 실수로 자신을 포기하지 말라고 위로합니다.

외삼촌의 노트: 인간의 고뇌와 잘못의 위대함에 대하여 외삼촌은 인간이 잘못을 저지르고 괴로워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인간에게 올바르게 살고자 하는 양심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고통은 우리가 인간답게 살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며, 실수를 인정하고 뉘우치는 마음이야말로 인간을 위대하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외삼촌은 "실수는 진리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라는 괴테의 말을 인용하며 코페르가 다시 일어설 것을 격려합니다.

9. 관계 개선과 봄날의 결심

코페르는 용기를 내어 친구들에게 사과의 편지를 보냅니다. 며칠 후, 기타미, 미즈타니, 우라가와가 코페르의 집으로 찾아옵니다. 그들은 코페르의 사과를 너그럽게 받아들이고, 예전처럼 밝은 모습으로 우정을 회복합니다.

봄이 오고, 코페르는 외삼촌에게 답장을 쓰는 형식으로 새 노트에 자신의 결심을 적습니다. 그는 자신이 소비만 하는 존재일지라도 '좋은 사람'이 되어 세상에 기여하겠다고 다짐합니다. 그리고 인류의 진보를 믿으며, 모든 사람이 서로 사랑하고 돕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맹세하며 이야기는 끝을 맺습니다.




[서평] 시대를 초월한 인생의 나침반 -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1.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요시노 겐자부로의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는 1937년, 일본 군국주의가 기승을 부리던 암울한 시대에 출간되었습니다. 저자는 억압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인간 존엄과 자유, 평화의 가치를 전달하고자 이 책을 집필했습니다. 약 80년이 지난 오늘날, 물질만능주의와 개인주의가 팽배한 현대 사회에서 이 책이 던지는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은 여전히, 아니 오히려 더욱 절실하게 다가옵니다.

이 책은 단순한 소설이 아닙니다. 주인공 코페르의 일상적인 경험(학교생활, 친구 관계)과 그 경험을 철학적, 사회학적으로 해석해 주는 '외삼촌의 노트'가 교차하는 독특한 구성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구성은 독자로 하여금 코페르와 함께 울고 웃으며, 자연스럽게 삶의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 깊이 사색하게 만듭니다.

2. '나'라는 작은 존재에서 '세상'으로의 확장

이 책의 가장 핵심적인 메시지는 '시야의 확장'입니다. 코페르가 백화점 옥상에서 자신이 거대한 세상의 한 분자임을 깨닫는 장면은, 자기중심적인 사고(천동설)에서 벗어나 타인과 세상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객관적인 사고(지동설)로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현대 사회는 자기 PR과 자기만족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러나 이 책은 우리가 입는 옷, 먹는 음식, 사용하는 물건 하나하나가 수많은 타인의 노고(생산 관계)로 연결되어 있음을 상기시킵니다. 우리는 결코 홀로 존재하는 섬이 아니며, 보이지 않는 끈으로 전 인류와 연결되어 있다는 '그물코의 법칙'은 우리에게 타인에 대한 존중과 감사가 왜 필요한지를 논리적이면서도 감동적으로 설득합니다.

3. 진정한 용기와 인간다운 삶의 조건

이 책은 '성공'이 아니라 '성장'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특히 '눈 내리는 날의 사건'은 이 책의 백미입니다. 친구를 지키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비겁하게 도망친 코페르의 모습은, 완벽하지 않은 우리 자신의 모습과 닮아 있습니다. 저자는 코페르의 뼈아픈 후회와 고뇌를 가감 없이 보여줌으로써, 실수를 저지르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 실수를 인정하고 다시 일어서는 용기임을 강조합니다.

또한, 가난한 친구 우라가와를 통해 보여주는 '생산하는 삶'의 가치는 소비 지향적인 현대인들에게 큰 울림을 줍니다. 화려한 겉모습이나 지위보다,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세상을 위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노동의 신성함과 인간의 존엄성을 일깨워줍니다. 진정으로 훌륭한 사람은 세상의 평판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양심과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사람이라는 외삼촌의 가르침은 시대를 넘어 유효한 진리입니다.

4. 어른이 되어가는 모든 이들을 위한 필독서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는 청소년을 위해 쓰였지만, 삶의 방향을 잃고 방황하는 모든 어른을 위한 책이기도 합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이 책에서 깊은 영감을 받아 동명의 영화를 제작한 것 또한 이 책이 가진 인본주의적 메시지의 힘 때문일 것입니다.

책을 덮으며 독자는 스스로에게 묻게 됩니다. "나는 내가 소비하는 것만큼 세상에 기여하고 있는가?", "나는 나의 양심에 비추어 부끄럽지 않은가?", "나는 진정으로 인간답게 살고 있는가?".

코페르가 마지막에 남긴 다짐처럼, 우리가 '좋은 사람'이 되기로 결심할 때 세상은 조금 더 살만한 곳이 될 것입니다. 차가운 이성과 따뜻한 감성이 조화를 이룬 이 책은,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잃어버리지 말아야 할 인간다움의 나침반이 되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