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cker

6/recent/ticker-posts

『스물하나, 서른아홉 - 요즘 여성들이 쓰는 뉴노멀』(김난도 외) 리뷰/요약

 

📘 김난도 <스물하나, 서른아홉> 요약: 2030 여성 트렌드 분석

김난도 교수와 <트렌드코리아> 저자진이 2025년 2월 출간한 신간 <스물하나, 서른아홉: 요즘 여성들이 쓰는 뉴노멀>은 2030 여성 1,2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심층 인터뷰를 바탕으로 , 요즘 여성들의 삶을 '뉴노멀'로 정의하고 심층 분석한 트렌드 분석서입니다.

이 책은 한화손해보험 LIFEPLUS 펨테크연구소와의 공동 연구로 진행되었으며 , 2030 여성의 삶을 Me(몸, 마음), Us(우정과 사랑, 결혼과 출산), Growth(커리어, 투자와 소비)라는 세 가지 핵심 영역으로 나누어 그들의 고민과 변화를 상세히 다룹니다.


1️⃣ Me: 몸과 마음 관리

몸: 포트폴리오로 완성하는 '나만의 추구미'

2030 여성에게 몸 관리는 '나의 만족'을 위한 행위입니다. 이들은 건강과 뷰티를 하나로 보는 총체적 관리를 추구하며 , 유행하는 미적 기준 대신 '나다움'을 찾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 추구미: '롤모델'이 특정 인물을 지칭한다면, '추구미(추구하는 아름다움)'는 개인의 취향과 가치관까지 포함하는 개인화된 지향점입니다. 20대는 '사랑받고 자란 이미지'를 , 30대는 '고급스럽고 우아한 아우라'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 신체적 추구미: 마른 몸매보다는 '마르지는 않았지만 복근 잡힌 몸매' 등 건강함을 선호하는 비율(68.9%)이 높습니다.

  • 관리 전략:

    • 포트폴리오 전략: 다양한 관리법(시술, 화장품, 영양제, 운동)을 투자처럼 조합하여 실천합니다.

    • 원포인트업 전략: 100에서 101로 나아가는 것처럼, 성형수술보다 '시술'을 통해 티 나지 않게 조금씩 자연스럽게 개선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 자기 리터러시: 퍼스널 컬러 진단 , 유전자 검사(몸BTI) 등을 통해 자신을 정확히 이해하려 노력합니다.

마음: "명랑한 멘탈 금수저가 되고 싶어요"

2030 여성들은 건강한 삶의 1순위 요소로 '스트레스 관리'를 꼽을 만큼, 멘탈 관리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 토스트아웃: 번아웃(Burnout) 직전의 무기력하고 지친 상태를 '토스트아웃(Toast-out)'이라는 신조어로 표현합니다. 이는 '갓생'에 대한 압박과 SNS를 통한 타인과의 비교에서 비롯된 자책감과 관련이 깊습니다.

  • '나' 탐구 열풍: MBTI, 사주, 타로 등 '나는 누구인가'를 탐구하는 콘텐츠가 인기를 끄는 것은 다원화된 사회에서 자신만의 꿈을 찾아야 하는 스트레스 때문입니다.

  • 멘탈 관리법:

    • 전문가: 정신건강의학과 방문의 문턱이 낮아져, 심각한 질환이 아니어도 일상적 스트레스 관리를 위해 방문합니다.

    • 지적 탐구: 단순한 위로보다 철학(쇼펜하우어 등) 이나 뇌과학 관련 콘텐츠를 통해 논리적 조언을 얻고자 합니다.

    • 리추얼과 디톡스: 뜨개질, 필사 등 의미를 부여한 일상적 행위('리추얼') 나 '도파민 디톡스', 명상 을 통해 마음을 돌봅니다.

  • 추구하는 이미지: 이들이 가장 열망하는 이미지는 '내면이 단단한 사람'입니다. (20-24세 응답자의 49.5%)


2️⃣ Us: 관계, 결혼, 출산

우정과 사랑: "우리 성장하는 관계인가요?"

2030 여성의 인간관계는 '효율성'과 '성장'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 연애 풍속도:

    • 비용 인식: 연애를 시간, 감정, 돈이 드는 '비용'으로 인식하여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기도 합니다.

    • 효율 중시: '손해 보고 싶지 않다'는 심리로 스펙, 조건뿐 아니라 '취향'이 맞는지를 중요하게 따집니다.

    • 성장형 연애: 낭만적 사랑보다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을 연애 상대의 중요 조건으로 꼽습니다.

  • 우정의 변화:

    • 인덱스 관계: 전통적인 '죽마고우' 개념이 약해지고 , 취미, 목적 등 필요에 따라 만나는 '인덱스 관계'가 보편화되고 있습니다.

    • 친구로서의 가족: 부모, 특히 '엄마'를 가장 친한 친구이자 여행 메이트로 여기는 현상이 두드러집니다.

결혼과 출산: 평균실종 시대, 모든 것은 선택사항?

결혼과 출산은 더 이상 '필수'가 아닌, 개인의 상황과 가치관에 따른 '선택사항'이 되었습니다.

  • 결혼 트렌드:

    • 탈(脫) 적령기: '결혼 적령기'라는 고정관념이 사라지고, 결혼 시기와 과정을 스스로 결정하는 주체성이 강해졌습니다.

    • 결혼의 외주화: 연애 과정을 건너뛰고 결혼정보회사(결정사)를 통해 효율적으로 상대를 찾으려는 경향이 늘어, 관련 시장이 호황입니다. 이는 '실패 회피' 성향과 MBTI 궁합까지 따지는 2030 세대의 특성이 반영된 것입니다.

    • 전략적 혼인신고: '결혼 페널티'(세금, 대출 불이익) 를 피하거나 '신혼부부 특별공급' 등 혜택을 받기 위해 혼인신고 시점을 전략적으로 조절합니다.

  • 출산에 대한 고민:

    • 최대의 고민: 2030 여성들은 결혼보다 '출산'을 훨씬 더 심각하게 고민하며,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유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출산 페널티: '결혼 페널티'보다 출산으로 인한 경력단절, 즉 '출산 페널티(Child Penalty)'를 압도적으로 더 큰 불이익으로 인식합니다. (여성 92.8% 동의)

    • 다양한 선택: 경력단절의 두려움 속에서도 난임 시술 , 난자 동결 등을 통해 출산을 준비하거나, '비혼 출산' 등 다양한 가능성을 모색합니다.


3️⃣ Growth: 커리어와 재테크

커리어: 일은 곧 나의 삶, 나의 브랜드

2030 여성에게 '일'은 생계 수단을 넘어 '나의 정체성', '삶의 원동력' 그 자체입니다.

  • 인정 욕구: 이들은 과정에 대한 격려("잘하고 있어")보다 성과와 능력에 대한 명확한 인정("잘한다")을 더 선호합니다. (77.1%가 '잘한다' 선택)

  • 커리어 브랜딩: 직장인 95.3%가 '커리어 브랜딩'이 필요하다고 응답했습니다. 이들은 노션, SNS 등을 활용해 자신의 성과를 적극적으로 외부에 알려 이직에 대비하고 '나'라는 브랜드를 구축합니다.

  • 직장 내 스트레스: '유리천장'(성차별) 문제(차별 경험 없다 57.6%) 보다는 '직장 상사 및 동료와의 인간관계'에서 가장 큰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 불안과 대비: AI로 인한 대체 불안 , 유능한 후배에 대한 불안 등 항상 불안감을 느끼며 , 자격증, 부업, 사이드잡 등을 통해 회사 밖의 미래를 대비합니다.

투자와 소비: 이구'돈'성, 너무 이른 재테크는 없다

2030 여성은 재테크를 '자기계발 활동'의 일환으로 인식하며 , '버는 돈'보다 '모은 돈'(경제관념)을 더 중요하게 여깁니다.

  • 재무 목표:

    • 1순위 내 집 마련: 가장 큰 재무 목표는 '내 집 마련'이며, 평생 집 한 채는 꼭 사야 한다는 인식이 남성보다 강합니다. (여성 65.5%)

    • 노후 대비: 국민연금 고갈 우려 등으로 '노후 대비'를 일찍부터 걱정하지만, 실제 대비는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충분하다 9%)

  • 재테크 공부: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 '공부'가 필수라고 생각하며 , 대중매체 전문가보다 '인플루언서'의 콘텐츠를 통해 재테크 정보를 얻는 비중이 높습니다.

  • 합리적 소비:

    • 듀프(Dupe): 비싼 브랜드 대신 유사한 품질의 저가 제품(복제품)을 소비하고, 이를 SNS에 공유하며 '합리적 소비 능력'으로 여깁니다.

    • 절약 챌린지: '현금 챌린지' (현금 바인더 사용) , '무지출 챌린지' , '앱테크' 등 절약 과정을 게임처럼 즐기고 SNS에 인증하며 재미와 성취감을 동시에 추구합니다.


🖋️ <스물하나, 서른아홉> 서평: 불안 속에서 '나다움'을 찾는 2030 여성들의 현주소

<트렌드코리아>가 매년 대한민국이라는 숲 전체를 조망했다면, <스물하나, 서른아홉>은 그 숲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자라나는 '2030 여성'이라는 나무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본 책입니다. 이 책은 단순한 현상 나열을 넘어, 1,200명의 실제 목소리를 바탕으로 그들의 내면을 'Me, Us, Growth'라는 세 가지 축으로 정교하게 해부합니다.

'Me(나)'의 장은 이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나다움'을 탐구하는지 보여줍니다. 이들이 추구하는 것은 '육각형 인간' 에 대한 강박처럼 보일지 몰라도, 그 방식은 의외로 '나'에게만 집중됩니다. '포트폴리오식 자기관리' 나 '원포인트업' 전략은 남에게 보이기 위함이 아닌, 오직 자신의 만족을 위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 단단해 보이는 자기관리 이면에는 번아웃 직전의 '토스트아웃' 상태와 끊임없는 자책이 존재하며 , 이들이 왜 그토록 '멘탈 금수저' 를 열망하는지 설득력 있게 풀어냅니다.

'Us(관계)'의 장은 2030 여성의 세계에서 가장 차갑고 현실적인 부분입니다. 연애는 '성장하는 관계' 가 아니면 사치가 되며, 우정은 '인덱스 관계' 로 효율화됩니다. 책이 제시하는 가장 날카로운 지점은 '결혼'과 '출산'의 분리입니다. 이들은 '결혼 페널티' 보다 '출산 페널티' 를 압도적으로 두려워하며 '난자 동결' 을 고민합니다. 이는 결혼이 선택의 문제가 되었다면, 출산은 '생존'의 문제가 되었음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Growth(성장)'의 장은 2030 여성에게 '일'이 단순한 돈벌이를 넘어 '정체성' 그 자체가 되었음을 선언합니다. 이들은 '커리어 브랜딩' 에 열중하고 "잘하고 있다"는 응원보다 "잘한다"는 냉철한 인정을 원합니다. 또한 '버는 돈'이 아닌 '모은 돈' 으로 자신의 경제 관념을 증명하고, '현금 챌린지' 나 '듀프' 소비 같은 놀이를 통해 불안한 미래를 주도적으로 헤쳐 나갑니다.

<스물하나, 서른아홉>은 2030 여성을 이해하고 싶은 마케터, 조직 관리자뿐만 아니라, 거대한 불안 속에서 자신만의 '뉴노멀'을 써 내려가고 있는 이 시대 모든 여성에게 훌륭한 레퍼런스이자 공감의 거울이 되어줄 필독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