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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와 정치, 한국』(이근영) 리뷰/요약

 

📄 이근영 저, "기독교와 정치, 한국" 요약

이근영이 저술한 "기독교와 정치, 한국"은 한국 사회에서 기독교(주로 개신교)와 정치가 맺어온 관계를 '역사-성경-대응'이라는 세 가지 축으로 분석한 책입니다. 이 책은 기독교 전래 이후 현재까지 한국의 정권별 역사 속에서 기독교가 정치와 어떤 관계를 맺어왔는지 살펴보고, 정치를 바라보는 성경적 관점을 탐구한 뒤, 현 단계에서 한국 교회가 정치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제안합니다.


📘 도서 기본 정보

항목내용
제목

기독교와 정치, 한국

저자

이근영

출판사

좋은땅

발행일

2020년 11월 3일

핵심 주제

역사 - 성경 - 대응


📖 책의 핵심 내용: 서론

저자는 이 책이 기독교, 특히 개신교의 입장에서 한국 사회의 기독교와 정치 관계를 다룬다고 밝힙니다.

이 책은 다음 세 가지 내용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1. 역사: 한국에 기독교가 들어온 이후 정치와 어떤 관계를 형성해왔는가? 

  2. 성경: 기독교는 정치를 어떻게 보는가? 

  3. 대응: 한국 교회는 정치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저자는 논의의 배경으로 한국 기독교와 정치 관계의 세 가지 겉모습(특징)을 제시합니다:

  •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습니다.

  • 기독교와 정치의 관계가 매우 밀접합니다 (예: 천주교 박해, 개신교의 근대화 역할).

  • 기독교(특히 개신교)의 정치에 대한 인식이 정리되지 않았고 대응이 혼란스럽습니다.

1부. 역사: 한국의 기독교와 정치는 어떻게 진행되었나

1장. 기독교 전래 ~ 해방

  • 천주교 (18세기 말): 조상 제사 금지 문제로 조선 왕조의 극심한 박해를 받으며 '고난의 길'을 걸었습니다.

  • 개신교 (19세기 말): 병원, 학교 설립 등 근대화 조력자로 인식되어 조선 왕실의 호의를 받으며 '동반의 길'을 걸었습니다.

  • 한일합병 기간 (1910~1945): 천주교는 정교분리 방침으로 일제에 순응했습니다. 개신교는 초기 3.1운동 등 저항을 주도했으나, 이후 신사참배 강요 등에 굴복하며 '훼절'을 보였습니다.

2장. 해방 이후 정권별 관계 (1945~2020)

  • 미·소련군 주둔기 (1945~1948): 해방과 동시에 분단이 일어나, 북한 기독교는 쇠퇴하고 남한 개신교는 미군정과의 긴밀한 관계 속에서 주도적 지위를 형성했습니다.

  • 이승만 시대 (1948~1960): 독실한 개신교 신자인 이승만은 '기독교 국가'를 추진했습니다. 개신교는 이승만을 적극 지지했으나, 그의 장기 집권과 독재, 부정부패가 4.19혁명으로 실패하며 개신교도 타격을 입었습니다.

  • 장면 시대 (1960~1961): 천주교 총리 시대로, 12년 독재 후 자유가 분출되었으나 무질서와 혼란 속에서 군사쿠데타로 막을 내렸습니다.

  • 박정희 시대 (1961~1979): '군사독재'와 '경제개발'의 시대였습니다. 보수 개신교는 박정희 정권의 강력한 '반공' 정책에 동조하여 연합했습니다. 반면 진보 개신교와 천주교는 1970년대 유신체제에 강력히 저항하며 민주화 운동에 나섰습니다.

  • 전두환 시대 (1980~1988): 5.18 유혈 진압으로 정통성 없는 군사독재가 재등장했습니다. 보수 개신교는 전두환 정권과 연합을 계속했으나, 천주교와 진보 개신교는 반독재 민주화 운동을 이어갔습니다.

  • 노태우 시대 (1988~1993): '민주화 전환기'였습니다. 정부의 대북 평화공존 정책은 진보 개신교 및 천주교의 입장과 동조하는 면이 있었습니다. 이 시기 보수 개신교는 '한기총'을 설립하며 진보 진영(교회협)과의 분리가 공식화되었습니다.

  • 김영삼 시대 (1993~1998): 개신교계는 '개신교 대통령 만들기'에 성공했습니다. 군내 사조직 '하나회' 숙청 등 민주화 성과가 있었으나, 임기 말 IMF 외환위기로 경제 실패 정부로 평가받으며 개신교계도 실망감을 안게 되었습니다.

  • 김대중 시대 (1998~2003): 첫 진보 정부의 등장이었습니다. 보수 개신교는 정부의 '햇볕정책' 등 대북 포용정책을 '용공 친북'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 처음으로 정부와 갈등 관계를 보였습니다.

  • 노무현 시대 (2003~2008): 보수 개신교는 진보 정부에 대한 전면적 공격에 나섰습니다. 특히 국가보안법 폐지 및 사립학교법 개정 추진에 대해 강력히 반대하며 대규모 집회를 열었습니다.

  • 이명박 시대 (2008~2013): 보수 정부와 보수 개신교의 귀환이었습니다. 개신교는 이념적(반공, 친미) 이유로 이명박 장로의 당선을 적극 지원했습니다.

  • 박근혜 시대 (2013~2017):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촛불 집회와 대통령 탄핵이 특징입니다. 이 과정에서 '태극기 집회'로 불리는 탄핵 반대 운동에 한기총 등 극우 성향의 개신교 집단이 대거 참여했습니다.

  • 문재인 시대 (2017~): 3기 진보 정부 시기. 전광훈 목사와 한기총을 중심으로 한 일부 보수 개신교가 '문재인 하야'를 주장하는 등 본격적인 극우 정치활동을 전개했습니다.

2부. 성경: 기독교는 정치를 어떻게 보는가

4장. 왜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 사람들이 정치에 관심이 많은 이유는 정치를 '정의의 문제'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 기독교인의 정치 참여를 반대하는 입장(복음 전파가 유일한 사명, 정치 참여는 신앙에 방해됨)이 있으나, 저자는 하나님이 정부도 세우셨으므로 정치 참여를 허락하신다고 봅니다.

  • 기독교인은 이 세상을 '증인'과 '종'의 삶을 사는 장으로 보아야 하며, 정치 영역도 이웃을 섬기는 종의 자세로 참여해야 합니다.

5장. 교회와 정부의 관계

  • 성경(로마서 13장)은 정부가 하나님께서 세우신 것이므로 기독교인은 정부에 복종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 정부의 책무는 악을 처벌하고 선을 장려하는 '정의의 실현'입니다.

  • 정부와 교회는 각자의 영역에서 독립적이고 자율적이어야 합니다(정교분리).

  • 단, 정부의 명령이 하나님의 도덕 질서나 복음의 가르침에 위배될 때, 교인들은 양심에 비추어 따르지 않을 의무(저항권)가 있습니다.

6장. 기독교인의 정치참여

  • 기본 원칙은 '기독교 제자도(弟子道)가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참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 참여 시, 정치가 최고의 가치가 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합니다.

3부. 대응: 한국 기독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8장. 한국 사회의 시대적 성격 변화

  • 한국 사회는 '정부 수립기(1945~1960)', '산업화 시대(1960~1980년대)', '제도적 민주화 시대(1990~2010년대)'를 거쳐, '실질적 민주화 시대(2020년~)'로 진입했습니다.

  • 이러한 변화는 한국 교회에 1) 더 높은 윤리 수준과 공정성(법치)을 요구하며, 2) 개인주의 확산으로 복음 전파가 어려워지고, 3) 인터넷 시대로 전통적 교회 모습 유지가 도전받는 의미를 줍니다.

9장. 한국 교회의 대응 전략

저자는 한국 교회의 과제를 1) 윤리성 및 민주성 높이기, 2) 신학적 정체성 정립, 3) 반기독교적 문화 대응으로 요약합니다.

  • 기본 전략: '보수 개신교와 진보 개신교의 두 바퀴로 나아가기' 저자는 두 진영이 각자의 고유성을 살려 대응할 것을 제안합니다. 보수 개신교는 복음적 보수성의 생명력을 유지하고, 진보 개신교는 사회 변화의 도덕적 지도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 (1단계) 자세 추스르기: 윤리성 및 민주화

    교회 세습, 재정 불투명, 교회 분란 등 사회적 비판을 받는 윤리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합니다. 또한 목회자 맹종 문화를 벗어나 평신도 참여를 확대하는 '교회 운영의 민주화'가 필요합니다.

  • (2-1단계) 보수 개신교의 역할: 복음적 보수성의 생명력 유지

    이는 예수 그리스도를 유일한 구원자로 믿고 성경을 오류 없는 하나님 말씀으로 믿는 신앙을 지키는 것입니다. 세속주의(교회 세습, 기복신앙 등)는 버리되, 동성애 반대 등 복음적 진리는 지켜야 합니다. 또한 전광훈 목사로 대표되는 극우 정치활동과는 거리를 두어야 합니다.

  • (2-2단계) 진보 개신교의 역할: 사회 변화의 도덕적 지도력 발휘

    과거 민주화 운동에 공헌했듯이, 앞으로도 사회 참여 사역을 계속해야 합니다.

  • (3단계) 반기독교적 문화 대응

    교회를 교회답게 만드는 것 외에, 생활 속 '평신도 연대 활동'과 '실천적 윤리 운동' (예: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을 제안합니다.


✍️ 서평: "기독교와 정치, 한국" 

한국 교회의 자화상을 비추는 용기 있는 진단서

한국 사회에서 '기독교'와 '정치'의 관계만큼 뜨겁고 논쟁적인 주제도 드물다. 특히 광화문 광장에서 나타난 일부 개신교의 극우 정치 활동은 많은 이들에게 기독교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이근영 저 "기독교와 정치, 한국"은 바로 이 첨예한 질문에 응답하려는 시도이자, 한국 교회를 향한 애정 어린 '진단서'이다.

저자는 스스로를 "평범한 개신교 기독교인이며 아마추어 경제학자"라고 낮추지만 , 경제학자(한국은행 근무)의 실증적 시각과 신학(M.Div) 훈련이 균형을 이룬 독특한 관점을 제공한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방대한 한국 현대사를 '기독교와 정치'라는 프리즘으로 재해석한 제1부 역사 분석에 있다. 이승만 시대의 '기독교 국가' 추진 , 박정희 시대 '반공'을 고리로 한 보수 개신교와 독재 정권의 연합 , 그리고 이에 맞선 진보 개신교와 천주교의 민주화 투쟁 등, 한국 개신교가 지금의 '보수'와 '진보'로 나뉘게 된 역사적 뿌리를 설득력 있게 추적한다.

저자는 단순히 역사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제2부 성경을 통해 정치 참여의 신학적 당위성(정의 실현, 종의 사명) 과 정교분리의 원칙 및 신자의 저항권 이라는 신학적 기준을 제시한다.

이를 바탕으로 저자가 제3부 대응에서 제시하는 해법은 현실적이면서도 이상적이다. 그는 보수와 진보가 억지로 하나가 될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대신 '보수 개신교와 진보 개신교의 두 바퀴'가 각자의 길을 가야 한다고 말한다. 보수 개신교는 '복음적 생명력'을 유지하고 , 진보 개신교는 '사회 변화의 도덕적 지도력'을 발휘하라 는 것이다.

물론 이 해법의 전제 조건은 혹독하다. 저자는 두 바퀴가 구르기 전에 교회가 먼저 '자세'를 추슬러야 한다고 강력하게 촉구한다. 교회 세습, 재정 불투명, 목회자 맹종 문화 등 한국 교회의 고질적인 병폐를 제거하는 '윤리성 회복'과 '교회 민주화'가 선행되지 않으면, 교회가 어떤 정치적 목소리를 내든 사회적 신뢰를 얻을 수 없다는 진단은 뼈아프다.

저자가 스스로 '아마추어'임을 밝히듯, 이 책이 전문 신학자나 정치학자의 저술만큼 이론적으로 깊지는 않을 수 있다. 또한 '두 바퀴 전략'은 이미 극단으로 치달은 양 진영의 간극을 좁히기에는 다소 낙관적인 제안으로 읽힐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한국 교회의 부끄러운 민낯(극우 정치 동조 , 윤리 문제 )을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하며, 역사적 고찰과 신학적 성찰을 통해 대안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용기 있는 저술이다.

이 책은 자신의 신앙이 어떻게 정치적 입장과 연결되는지 고민하는 그리스도인, 한국 교회가 왜 사회적 비판의 중심에 섰는지 이해하고 싶은 이들, 그리고 보수와 진보 양극단에서 벗어나 균형 잡힌 시각을 찾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필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