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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지혜 신의 존재』(정순혁) 리뷰/요약

 

『신의 지혜, 신의 존재』: 현대인을 위한 하나님의 존재 확인과 이병철 회장의 질문에 대한 답

1. 신을 부정하는 시대, 왜 다시 신인가?

1.1. 천년 결론에 대한 도전과 호모 데우스의 시대

현대는 '신에 대한 무관심'이 지배하는 시대입니다. 니체(Nietzsche)가 "신은 죽었다"고 선언한 이후, 유발 하라리는 인간이 기술을 통해 신의 경지에 오르려는 '호모 데우스(Homo Deus)'가 되었다고 주장합니다. 과학과 이성의 발달로 신의 영역은 축소되었고, 중세 철학이 내린 "신의 존재 유무는 증명 불가능하다"는 결론은 오늘날까지 유효한 듯 보입니다. 현대인은 세속주의와 다원주의 속에서 신의 존재보다 개인의 행복과 일상에 몰두하며 살아갑니다.

1.2. 죽음이라는 한계와 신의 지혜

그러나 아무리 과학이 발달해도 인간은 '죽음'이라는 절대적 한계를 넘지 못합니다. 죽음은 두려움, 슬픔, 그리고 인생의 허무함을 가져다줍니다. 인간은 죽음 앞에서 비로소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초월적 존재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이 책은 신의 존재를 과학적 실험이나 논리로 증명하려 하지 않습니다. 대신 **'신의 지혜'**를 통해 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사람의 지혜가 아닌 것이 있다면 그것은 신의 지혜이고, 신의 지혜가 있다면 신이 존재한다"는 논리입니다. 성경에 기록된 내용 중 인간의 이성으로는 도저히 생각해 낼 수 없는 독특하고 초월적인 지혜들을 발견함으로써, 역설적으로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확신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2. 하나님의 본질: 삼위일체 하나님 (The Trinity)

2.1. 인간의 이성을 초월하는 신의 본질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은 성부, 성자, 성령의 세 위격(Person)을 가지면서도 본질(Substance)은 하나이신 삼위일체 하나님입니다. "한 분이 세 분이고, 세 분이 한 분"이라는 이 교리는 인간의 수학적 논리로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만약 인간이 만든 종교라면 이해하기 쉬운 단일 신이나 다신론을 택했을 것입니다. 이렇게 난해한 교리를 핵심으로 삼는다는 것 자체가 이것이 인간의 창작물이 아닌 신의 지혜임을 반증합니다.

2.2. 구원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구조

삼위일체는 단순한 신비가 아니라 인간의 구원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구조입니다.

  • 성부 하나님: 구원을 계획하시고 창조와 역사를 주관하십니다.

  • 성자 예수님: 인간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셔서 십자가 대속을 통해 죄의 문제를 해결하셨습니다.

  • 성령 하나님: 예수님의 사역을 증언하고 성도들 안에 거하며 믿음을 갖게 하십니다. 성부, 성자, 성령 중 한 위격이라도 없으면 인간의 구원(죄 사함과 영생)은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삼위일체론은 하나님의 본질에 대한 설명인 동시에 구원을 위한 하나님의 지혜입니다.


3. 창조주 하나님: 세상과 인류의 시작

3.1. 이단도 흉내 낼 수 없는 창조 선언

세상의 많은 종교와 이단 교주들은 병을 고치거나 예언을 할 수는 있어도, 감히 자신이 "우주 만물을 창조했다"고 주장하지는 못합니다. 138억 년의 우주 역사와 광대한 크기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성경은 첫 장부터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고 선포합니다. 오직 성경만이 유일신 하나님이 말씀으로 온 우주를 창조하셨음을 일관되게 강조합니다.

3.2. 창세기 1-11장 해석의 열쇠: 압축, 은유, 상징, 전환

현대 과학(빅뱅 이론, 진화론 등)과 성경의 창조 기사를 어떻게 조화시킬 수 있을까요? 저자는 창세기 1-11장을 문자 그대로의 역사적 기록이 아닌, 하나님의 지혜가 담긴 계시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네 가지 해석의 틀을 제시합니다.

  1. 압축 (Compression): 138억 년의 우주 역사와 인류의 긴 역사를 짧은 장에 압축하여 기록했습니다. 따라서 문자적 6일 창조가 아닌 장구한 세월의 압축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2. 은유 (Metaphor): 고대인들의 눈높이에 맞춰 복잡한 우주의 기원을 설명하기 위해 '6일 창조'와 같은 은유를 사용했습니다. 이는 마치 아이에게 죽음을 설명할 때 "별이 되었다"고 말하는 것과 같아, 문자적 사실은 아니지만 진실을 담고 있습니다.

  3. 상징 (Symbolism): 에덴동산, 선악과, 생명나무, 뱀 등은 역사적 사실을 넘어선 영적 진리를 담은 상징입니다. 예를 들어 선악과는 인간의 자율성과 불순종의 결과를 상징합니다.

  4. 전환 (Transition): 창세기 1-11장의 초역사적 이야기는 아브라함의 등장(창세기 12장)과 함께 구체적인 역사 시대로 자연스럽게 전환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성경의 창조 신앙은 과학과 충돌하지 않으며, 오히려 만물의 근원과 존재 목적에 대한 명확한 답을 줍니다.


4. 구원의 하나님: 죄와 죽음의 해결

4.1. 인간의 원죄와 비참함

인간은 하나님과 동등해지려는 교만, 즉 자유의지를 오용하여 선악과를 따먹은 원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원죄로 인해 인간은 하나님과의 관계가 단절되었고, 필연적으로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모든 인간은 죄의 본성을 가지고 태어나며, 스스로의 힘(선행, 고행 등)으로는 절대 구원에 이를 수 없습니다.

4.2. 십자가의 은혜와 믿음

하나님은 인간을 사랑하셔서 독생자 예수를 보내셨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은 인류의 모든 죄를 대신 짊어지신 대속(代贖)의 사건입니다. 인간의 지혜로는 히틀러 같은 악인도 회개하면 용서받는다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지만, 하나님의 지혜인 십자가 사랑은 모든 죄를 덮습니다. 구원은 인간의 공로가 아닌 하나님의 은혜로 주어집니다. 인간이 할 일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믿고 세례를 받아 영적으로 다시 태어나는(거듭남) 것입니다.


5. 심판의 하나님: 세상과 인류의 마지막

5.1. 종말: 재앙이 아닌 소망

성경은 창조(알파)로 시작해 종말(오메가)로 끝납니다. 세상 사람들은 종말을 핵전쟁이나 기후 위기 같은 파국으로 인식하지만, 성경적 종말은 하나님의 정의가 실현되고 구원이 완성되는 날입니다.

5.2. 마지막 때(Last Days)와 마지막 날(Last Day)

  • 마지막 때: 예수님의 초림부터 재림 전까지의 기간입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로, 환난과 유혹이 공존하며 복음이 전파되는 시기입니다.

  • 마지막 날: 예수님이 재림하시는 그날입니다. 이날에 최후의 심판이 있고, 사탄은 멸망하며, 성도들은 부활하여 새 예루살렘(천국)에 입성합니다.

요한계시록은 무서운 예언서가 아니라, 박해받는 성도들에게 최후 승리를 약속하며 인내를 권면하는 소망의 책입니다.


6. 가장 중요한 선택: 생명나무 vs 선악과

6.1. 메멘토 모리 (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 인간은 유한한 존재입니다. 전도서 기자가 고백했듯, 죽음 앞에서는 세상의 모든 부귀영화가 헛될 뿐입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잔칫집보다 초상집에 가며 자신의 죽음을 준비합니다. 죽음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인생은 결국 허무로 끝납니다.

6.2. 영원을 건 선택

인생의 가장 중요한 질문은 "사느냐 죽느냐"가 아니라 "영원히 사느냐 영원히 죽느냐"입니다. 성경은 우리 앞에 생명의 길(생명나무)과 사망의 길(선악과)을 두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은 영원한 생명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뇌성마비 시인 미즈노 겐조처럼, 육체적 한계 속에서도 하나님을 만난 사람은 참된 기쁨과 소망을 누리며 영원한 삶을 예약합니다.


7. 믿음의 유익: 거룩한 삶과 영원한 상급

7.1. 이 땅에서의 유익과 내세의 소망

믿음은 죽어서 천국 가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이 땅에서도 하나님의 자녀로서 보호와 인도를 받으며, 마음의 평안과 기쁨을 누립니다. 그러나 믿음의 궁극적 목적은 영원한 생명입니다. 헬렌 켈러가 3일만 세상을 보기를 소망했던 것처럼, 우리는 천국에서 영원히 온전한 모습으로 기쁨을 누리게 됩니다.

7.2. 거룩한 사람이 들어가는 천국

착한 사람이 천국에 가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피로 죄 씻음을 받아 거룩해진 사람이 천국에 갑니다. 거룩한 사람은 하나님의 성품을 닮아 사랑, 정의, 은혜, 진리를 실천하며 살아갑니다. 이것이 성도가 추구해야 할 삶의 방식입니다.


[부록 요약] 故 이병철 회장의 24가지 질문과 그 답

삼성의 창업주 故 이병철 회장이 타계 전 가톨릭 신부에게 던졌던 24가지 절박한 질문들에 대해 저자가 개신교적 관점에서 명쾌하게 답변한 내용입니다.

  1. 신의 존재 증명: 신은 증명할 수 없으나, 성경 속 '신의 지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보지 않고도 믿는 참된 믿음을 원하시기에 자신을 숨기십니다.

  2. 창조주 증명: 과학으로 증명할 수 없으나, 믿음을 가지면 성령의 내적 확신으로 알게 됩니다.

  3. 진화론 vs 창조론: 인간은 진화의 산물이 아니라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창조된 존재입니다.

  4. 과학 발달과 신의 부정: 과학이 발달해도 인간은 죽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에 신은 여전히 필요합니다.

  5. 고통과 불행의 이유: 하나님이 주신 것이 아니라, 인간의 죄(선악과 불순종)와 피조물의 한계로 인한 것입니다.

  6. 악인의 존재: 하나님이 악인을 만든 것이 아니라, 인간이 자유의지를 오용하여 스스로 악인이 된 것입니다.

  7. 죄의 본질: 원죄는 피조물이 창조주와 동등해지려는 교만입니다. 하나님은 로봇이 아닌 자발적 순종을 원하셔서 자유의지를 주셨습니다.

  8. 성경의 기원: 오랜 기간 사람의 손을 거쳤으나, 그 과정 전체에 하나님의 섭리와 지혜가 개입된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9. 종교의 필요성: 인간의 한계(죽음, 미래의 불확실성, 영적 갈급함)를 극복하고 영적 만족을 얻기 위해 필요합니다.

  10. 영혼이란: 하나님이 인간에게만 부여하신 하나님의 형상입니다.

  11. 종교의 종류: 기독교, 유대교, 불교, 회교 등의 특징 비교.

  12. 구원의 유일성: 오직 삼위일체 하나님의 능력으로만 죄 사함이 가능하기에, 예수를 통해서만 천국에 갈 수 있습니다. 착한 행실로는 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13. 배타적인 이유: 거룩함에 이르는 길은 오직 예수뿐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독선이 아니라 계시된 진리입니다.

  14. 내세에 대한 믿음: 성경을 꾸준히 읽을 때 성령께서 믿어지게 하십니다.

  15. 악인의 형통: 하나님의 정의는 이 세상 마지막 날 심판 때 완성됩니다. 현세의 부귀영화가 신앙의 목적이 아닙니다.

  16. 부자와 천국: 부자가 악인이라는 뜻이 아니라, 재물에 마음을 뺏기면 영원한 것을 얻기 어렵다는 경고입니다.

  17. 기독교 국가의 범죄: 명목상 신자가 아닌, '성령에 속한 참된 그리스도인'이 적기 때문입니다.

  18. 신앙과 광신: 이성을 배제한 맹신과 광신은 참된 신앙이 아닙니다. 이성과 신앙은 조화를 이뤄야 합니다.

  19. 공산화된 가톨릭 국가: 기독교는 정치 세력이 아니며, 역사적 흐름 속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20. 한국 교회의 문제: 성령에 속한 참된 성도가 적고, 행함이 없는 믿음 때문입니다.

  21. 교황 무류성: 인간은 누구나 오류가 있습니다. 이는 가톨릭의 교리일 뿐입니다.

  22. 독신 사제: 하나님을 섬기는 일에 전념하기 위한 제도일 뿐, 결혼 여부가 거룩함을 결정하지는 않습니다.

  23. 자본주의와 교회: 교회는 약자를 옹호하며 정의를 추구하기에 때로 자본주의의 폐해를 비판합니다.

  24. 지구의 종말: 종말은 반드시 오지만, 그 시기는 오직 하나님만 아십니다.





[서평] 인간의 지혜를 넘어선 '신의 지혜'를 찾아서

현대 사회는 과학과 이성을 신뢰하며, 눈에 보이지 않는 신의 존재를 구시대의 유물로 치부하는 경향이 강하다. 니체의 "신은 죽었다"는 선언은 유발 하라리의 『호모 데우스』에 이르러 인간 스스로 신이 되려는 시도로 확장되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정순혁 목사의 저서 『신의 지혜, 신의 존재』는 매우 도전적이면서도 논리적인 변증을 시도한다. 저자는 무조건적인 믿음을 강요하는 대신, 성경 속에 담긴 '인간이 결코 생각해 낼 수 없는 지혜'를 증거로 제시하며 신의 존재를 역설한다.

1. 증명할 수 없지만 확인할 수 있는 존재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솔직함이다. 저자는 첫 장에서 "신의 존재는 증명 불가능하다"는 중세와 현대 과학의 결론을 쿨하게 인정한다. 대신 그는 '확인(Confirmation)'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인간의 이성과 경험으로는 도저히 고안해 낼 수 없는 성경의 독특한 사상들—예를 들어 삼위일체, 십자가의 대속, 부활 등—을 '신의 지혜'로 규명하고, 이러한 지혜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신이 존재한다는 증거라고 주장한다. 이는 맹목적 신앙을 거부하는 현대인들에게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훌륭한 접근법이다.

2. 삼위일체와 창조론에 대한 새로운 통찰

특히 삼위일체론을 다루는 방식이 인상적이다. 보통 난해한 신학적 개념으로 여겨지는 삼위일체를 저자는 '구원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시스템'으로 설명한다. 인간의 죄를 사하고 영생을 주기 위해서는 계획하는 성부, 실행하는 성자, 적용하는 성령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논리는 삼위일체가 단순한 교리가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이 발현되는 메커니즘임을 깨닫게 한다. 또한, 창조론과 진화론의 대립 구도에서 벗어나 창세기 1-11장을 '압축, 은유, 상징, 전환'이라는 네 가지 키워드로 해석하는 부분은 매우 탁월하다. 성경을 문자주의적 오류에 빠뜨리지 않으면서도, 현대 과학과 충돌하지 않는 방식으로 창조 신앙의 핵심을 변호한다. 이는 성경을 비과학적이라며 멀리했던 지성인들에게 성경을 다시 펼쳐볼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한다.

3. 죽음, 피할 수 없는 인간의 한계

이 책은 철학서라기보다 죽음을 앞둔 인간에게 건네는 위로와 해답의 서신에 가깝다. 저자는 '메멘토 모리(죽음을 기억하라)'를 강조하며, 인간이 아무리 기술을 발전시켜도 죽음의 문제만큼은 해결할 수 없음을 직시하게 한다. 삼성 故 이병철 회장의 24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을 부록으로 실은 것은 이 책의 백미다. 한국 최고의 부자였던 그조차 죽음 앞에서는 나약한 인간으로서 신과 영혼, 내세에 대해 갈급해했음을 보여주며,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삶과 죽음을 진지하게 성찰하게 만든다.

4. 호모 데우스 시대를 사는 현대인을 위한 필독서

『신의 지혜, 신의 존재』는 기독교인에게는 자신의 믿음을 지성적으로 변증할 수 있는 논리를 제공하고, 비기독교인에게는 기독교가 말하는 구원과 영생이 맹신이 아닌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신의 지혜'에 기반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세상은 점점 더 신을 지우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인간은 불안과 허무 속에서 더욱 영원한 것을 찾고 있다. "인생은 답이 없다"는 허무주의에 빠져 있거나,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가장 중요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단순한 종교 서적을 넘어, 인생의 근본적인 물음에 답을 주는 인문학적 통찰이 담긴 책으로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