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민의 답답답 2』: 메마른 세상에서 깊은 사랑으로 살기
도서 개요 《조정민의 답답답 2》는 베이직교회 조정민 목사가 유튜브 채널 '더메시지랩'과 예배 후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성도들과 나눈 85가지의 현실적인 신앙 고민과 그에 대한 답변을 엮은 책이다. 전직 언론인 출신인 저자는 특유의 명쾌하고 통찰력 있는 언어로, 신앙과 삶의 괴리에서 오는 답답함을 성경적 본질로 풀어낸다. 이 책은 막연한 종교적 위로가 아닌,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깊은 사랑'으로 살아내는 구체적인 길을 제시한다.
1장. 하나님의 뜻이 궁금해요: 분별, 기도, 친밀함
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가장 많이 부딪히는 질문이 바로 "이것이 하나님의 뜻인가?"이다. 저자는 하나님의 뜻을 점치듯이 알아내려 하기보다, 이미 성경에 계시된 분명한 뜻(거룩, 사랑, 감사, 기쁨 등)에 순종하는 것이 우선임을 강조한다.
선택과 결정의 기로: 이사나 이직 같은 선택의 문제에서 하나님의 뜻을 묻는 것은 종종 '내 뜻'을 관철하기 위한 요식행위일 때가 많다. 하나님은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든 그 속에서 우리를 빚어가신다. 중요한 것은 선택 그 자체가 아니라, 어떤 선택을 하든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분과 동행하려는 중심이다.
갈등과 하나님의 뜻: 교회 내 갈등에서 서로 "이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며 싸우는 것은 모순이다. 사랑이 없으면 하나님의 뜻도 없다. '풀리는 다툼'은 상대를 이해하는 역지사지에서 시작되며, 내가 져주는 것이 곧 사랑이고 승리하는 길이다.
기도와 침묵: 열심히 기도해도 하나님이 침묵하시는 것 같을 때, 이는 하나님이 말씀하시지 않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듣지 못하는 것일 수 있다. 죄나 욕심이 주파수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기도는 내 뜻을 관철하는 수단이 아니라, 하나님 아버지와 주파수를 맞추고 그분과 친밀해지는 과정이다. 하나님을 '아빠'라 부르며 솔직한 감정을 쏟아내는 것이 가장 좋은 기도다.
고난과 하나님의 주권: 내 뜻대로 되지 않고 길이 막히는 '광야의 시간'은 내 힘을 빼고 하나님이 주인이심을 인정하게 하는 필수 과정이다. 이 시간을 통해 우리는 내 야망이 아닌 하나님이 맺어주신 관계와 소명에 집중하게 된다.
2장. 힘든 상황에 있는 사람에게: 두려움, 고난, 갈등, 중독
삶의 고통과 두려움 앞에서 그리스도인은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가? 저자는 문제 자체에 매몰되지 말고 시선을 하나님께로 돌릴 것을 주문한다.
고난의 정체: 고난은 하나님의 테스트(Test), 사탄의 유혹(Temptation), 혹은 연단(Trial)일 수 있다. 욕심에 이끌린 유혹인지, 믿음의 성장을 위한 연단인지 분별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어떤 고난이든 하나님 안에서 겪는다면 유익하다는 믿음이다.
죽음과 두려움: 죽음을 생각할 만큼 힘든 상황에 처한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시선의 전환이다. 내 안의 비참함이 아니라 나를 위해 목숨을 내어주신 예수님의 가치를 바라봐야 한다. 두려움은 하나님께 접속(Plug-in)되지 않았을 때 오는 방전 신호다. 말씀 묵상과 찬양을 통해 하나님께 접속될 때 두려움은 떠나간다.
중독의 문제: 게임, 코인, 알코올 등 모든 중독의 뿌리에는 '사랑 결핍'이 있다. 중독은 뇌 회로가 파괴된 상태이므로 단번에 해결하려 하기보다 긴 호흡으로 접근해야 한다. 정죄보다는 끝없는 사랑과 신뢰의 메시지, 그리고 공동체의 중보기도가 치유의 핵심이다.
인간관계의 갈등: 복수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 원수 갚는 것을 하나님께 맡겨야 내가 과거에 묶이지 않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 믿지 않는 가족이나 불편한 상사와의 관계에서도 내가 먼저 '작은 예수'가 되어 섬길 때 변화가 시작된다.
3장. 어떻게 하면 잘 살 수 있을까요?: 돈, 꿈, 삶의 태도, 직장생활
그리스도인에게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세상의 성공 기준과 성경적 가치관 사이에서 갈등하는 이들에게 저자는 명확한 기준을 제시한다.
성공과 행복: 세상이 말하는 성공(돈, 명예, 지위)이 행복을 보장하지 않는다. 진정한 성공은 하나님이 주신 꿈을 발견하고 그 길을 가는 것이다. 돈은 꿈을 이루는 도구일 뿐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나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아니라, 남을 잘 되게 하는 삶이 진짜 잘 사는 삶이다.
직장 생활의 지혜: 직장은 단순히 돈을 버는 곳이 아니라 소명의 현장이다. 상사가 힘들게 해도 그를 통해 내가 다듬어짐을 믿고 인내해야 한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허드렛일이라도 주님께 하듯 기쁨으로 감당할 때, 그것이 곧 예배가 된다.
그리스도인의 정치 참여: 정치를 이념이나 진영 논리가 아닌, 생명과 사랑의 가치를 실현하는 수단으로 봐야 한다. 좌우 이념에 갇히지 말고 말씀의 기준으로 세상을 분별하며, 권력의 질서를 사랑과 섬김의 질서로 바꾸는 것이 성도의 역할이다.
4장. 내 배우자가 맞을까요?: 연애, 결혼, 부부관계, 가정
결혼과 가정은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다. 저자는 결혼을 통해 우리가 성숙한 인격으로 자라가야 함을 강조한다.
배우자 선택의 기준: 믿는 사람인가 아닌가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 앞에 정직한 인격인가'이다. 조건보다 사람 됨됨이와 비전을 봐야 한다. 결혼은 부모로부터 독립하여 새로운 가정을 이루는 것이므로, 정서적·경제적 독립이 선행되어야 한다.
혼전 순결과 성: 시대가 변해도 성경적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성은 하나님이 부부에게 주신 거룩한 선물이며, 혼전 순결은 낡은 관습이 아니라 거룩의 기쁨을 누리기 위한 구별됨이다. 사랑한다면 서로의 순결을 지켜주는 것이 마땅하다.
부부 갈등의 해결: 부부는 돕는 배필이다. "이 인간"이 아니라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내 뼈 중의 뼈로 여겨야 한다. 경제 공동체로서 투명하게 재정을 공유하고, 양가 부모님 문제도 한 팀이 되어 풀어가야 한다. 갈등이 생길 때마다 십자가 사랑으로 돌아가 서로 용납하고 인내하는 것이 답이다.
자녀 양육: 자녀는 내 소유가 아니라 하나님의 기업이다. 부모의 뜻대로 조종하려 하지 말고, 그들이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날 수 있도록 돕는 가이드가 되어야 한다. 자녀의 결혼 등 중요한 결정에 있어서도 부모의 욕심을 내려놓고 기도하며 지켜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5장. 잘 믿고 싶어요: 믿음, 공동체, 신앙생활, 성경
바른 믿음이란 무엇이며, 건강한 신앙생활은 어떤 모습인가? 저자는 맹목적인 믿음이 아닌 말씀에 근거한 인격적인 믿음을 역설한다.
믿음의 본질: 믿음은 내 의지나 신념이 아니라 위로부터 주어지는 선물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바라는 것, 즉 말씀을 근거로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신뢰하는 것이 믿음이다. 기적이 일어나서 믿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기 때문에 믿어지는 것이다.
이단과 사이비: 영적 분별력이 없으면 미혹되기 쉽다. 성경(말씀)이라는 생명선에 나를 묶지 않으면 영적 미궁에 빠진다. 예수님의 성품(사랑, 온유, 겸손)이 드러나지 않고 두려움과 통제를 조장하는 곳은 참된 교회가 아니다.
교회 생활과 봉사: 교회는 제도가 아니라 가족 공동체다. 봉사는 의무가 아니라 사랑의 흘러넘침이어야 한다. 기쁨 없이 억지로 하는 봉사는 자신을 탈진하게 만든다. 하나님을 아는 것이 어떤 사역보다 우선이다. 목회자에게 무조건 순종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말씀에 순종해야 한다.
성경 읽기: 구약은 율법과 제사를 통해 죄인인 인간의 한계를 깨닫게 하는 가이드라면, 신약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과 자유를 선포한다. 성경을 지식으로 읽지 말고, 나를 향한 하나님의 연애편지로 읽을 때 말씀이 살아 역사한다.
6장. 성숙의 길을 알려 주세요: 자기 부인, 성령, 예수님의 제자
신앙의 목표는 단순히 구원받는 것을 넘어 예수님을 닮은 성숙한 제자가 되는 것이다.
자기 부인(Self-denial): 자기를 부인한다는 것은 나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남을 살리는 삶을 선택하는 것이다. 가정과 교회는 자기 부인을 훈련하는 최고의 장소다. 내가 죽고 예수가 사는 삶은 손해 보는 것 같지만, 실상은 가장 풍성하고 자유로운 삶이다.
성령 충만: 성령은 어떤 신비한 힘이나 체험이 아니라 인격적인 하나님이시다. 성령 충만은 내가 주도권을 내려놓고 성령님께 내 인생의 운전대를 맡기는 것이다. 성령을 받으면 죄에 민감해지고, 거짓말을 하지 않게 되며, 성령의 열매(사랑, 희락, 화평 등)가 삶에 맺힌다.
성화의 과정: 구원은 단회적 사건(칭의)이자 평생의 과정(성화)이다. 죄 사함을 받았어도 죄된 습성은 남아있기에 날마다 회개하고 말씀을 따라가며 거룩해져야 한다. 기적을 쫓는 신앙이 아니라, 일상에서 예수님의 성품을 닮아가는 것이 진짜 능력이다.
7장. 예수님을 어떻게 전해야 할까요?: 복음, 구원, 십자가
복음 전도는 그리스도인의 사명이다. 그러나 말로만 하는 전도가 아니라 삶으로 보여주는 전도가 필요한 시대다.
삶으로 전하는 복음: 세상의 방식(효율, 경쟁)을 거스르는 비효율적인 사랑과 섬김의 삶이 곧 전도다. 내가 예수님 때문에 행복하고 자유로운 모습을 보일 때, 사람들은 그 이유를 궁금해한다. 전도는 예수님을 소개하는 것이며, 그 결과는 주님께 맡기는 것이다.
가족 전도: 가장 가까운 가족 전도가 제일 어렵다. 가족에게는 나의 민낯이 다 드러나기 때문이다. 배우자나 부모를 전도하려면 내가 먼저 죽어야 한다. 묵묵히 섬기고 사랑하며 그들의 영혼을 위해 눈물로 기도할 때, 그 사랑에 녹아져 주님께로 돌아오게 된다.
십자가와 구원: 예수님은 능력이 없어서 십자가를 지신 것이 아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가장 미련하고 비효율적인 십자가의 길을 택하셨다. 강요된 굴복이 아닌 자발적인 사랑과 믿음을 얻기 위해서다. 이 십자가 사랑을 깨달을 때 우리는 종교 생활이 아닌 생명의 삶을 살게 된다.
천국과 종말: 천국은 죽어서 가는 장소이기 이전에, 지금 내 안에 임하는 하나님의 통치다. 종말은 두려운 심판의 날이 아니라 완성의 날이다. '이미' 임한 하나님 나라와 '아직' 완성되지 않은 나라 사이에서 오늘을 종말론적 긴장감을 가지고 사랑하며 사는 것이 성도의 자세다.
[도서 서평] 종교의 껍질을 깨고 관계의 깊은 바다로
답답한 세상, 사이다 같은 복음의 해답
조정민 목사의 《조정민의 답답답 2》는 제목 그대로 신앙과 삶의 괴리 속에서 '답답해하는' 현대인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주는 책이다. 전작에 이어 이번 권에서도 저자는 특유의 직설적이면서도 따뜻한 화법으로 85가지의 구체적인 질문들에 응답한다. 이 책의 미덕은 모호한 종교적 언어 뒤에 숨지 않는다는 점이다. "돈을 많이 벌고 싶어요", "게임에 빠진 아들 어떡하죠?", "남편이 저를 아랫사람 취급해요"와 같은 날것의 고민들에 대해 저자는 성경이라는 절대 기준을 들이대면서도, 그 적용에 있어서는 더없이 인격적이고 상식적이다.
종교 생활이 아닌, 예수님과의 연애
이 책을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는 '관계'다. 저자는 끊임없이 독자들에게 묻는다. "당신은 종교 생활을 하고 있는가, 아니면 예수님과 사랑에 빠져 있는가?" 많은 성도가 율법적인 의무감, 혹은 기복적인 욕망으로 신앙생활을 하며 지쳐간다. 저자는 이러한 '종교의 짐'을 벗겨내고 예수님과의 '친밀한 관계'로 우리를 초대한다. 기도는 주문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아빠와 대화하는 것이고, 믿음은 억지로 확신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기에 신뢰하는 것임을 역설한다. 마치 연애하는 사람이 연인을 위해 기꺼이 손해를 감수하듯, 신앙도 억지가 아닌 기쁨으로 자기를 부인하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이 관점의 전환만으로도 독자는 신앙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자유함을 맛보게 된다.
현실에 뿌리내린 영성
전직 언론인 출신답게 저자의 시선은 매우 현실적이고 구체적이다. 뜬구름 잡는 영성이 아니라, 직장에서 상사와의 갈등, 재테크와 투기 사이의 고민, 배우자 선택의 현실적 기준 등 21세기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이 매일 마주하는 문제들을 정면으로 다룬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상식'과 '믿음'의 조화다. 맹목적인 믿음을 강요하기보다, 하나님이 주신 이성과 상식 안에서 분별하되, 결정적인 순간에는 내 생각을 뛰어넘는 하나님의 주권에 항복하는 균형 잡힌 신앙을 제시한다. "믿음이 좋다는 핑계로 무례하지 말라", "직장 일도 주께 하듯 하라"는 권면은 교회 안의 언어가 세상 밖에서 어떻게 번역되어야 하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메마른 세상, 깊은 사랑으로의 초대
부제 '메마른 세상에서 깊은 사랑으로 살기'는 이 책의 지향점을 정확히 보여준다. 세상은 효율과 이익, 쾌락을 좇느라 메말라 있다. 이곳에서 그리스도인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저자는 '손해 보는 사랑', '바보 같은 섬김'을 해답으로 제시한다. 이것이 비효율적이고 미련해 보이지만, 결국 사람을 살리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유일한 힘은 십자가의 사랑뿐임을 강조한다. 책을 덮으며 독자는 단순히 궁금증이 해소되는 것을 넘어, "아, 이렇게 사는 것이 진짜 그리스도인이구나"라는 도전을 받게 된다. 신앙의 타성에 젖어 있거나, 삶의 문제로 하나님을 오해하고 있는 이들, 그리고 교회 안팎의 경계에서 서성이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은 친절한 가이드북이자 따끔한 죽비가 되어줄 것이다. 복잡한 신학 용어 없이도 복음의 정수를 맛보게 하는 탁월한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