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cker

6/recent/ticker-posts

『뉴스 이면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정기철) 리뷰/요약

 


『뉴스 이면에서 일하시는 하나님』: 세계사의 흐름 속에 감춰진 복음의 비밀

1. History는 His Story다

우리가 매일 접하는 뉴스는 단순한 사건의 나열이 아닙니다. 역사를 뜻하는 영어 단어 'History'는 'His Story', 즉 하나님의 이야기입니다. 저자는 1993년부터 WEC 국제본부와 영국본부에서 전산정보 담당 선교사로 사역하며, FBI나 CIA 정보보다 더 깊은 영적 정보를 다루는 선교정보연구소(IRO)의 자료들을 바탕으로 이 책을 집필했습니다. 책의 핵심 전제는 "뉴스 이면에서 하나님이 일하고 계신다"는 것입니다. 20세기 후반부터 21세기 초반까지 이어진 격변의 역사—베를린 장벽 붕괴, 9.11 테러, 아프가니스탄 전쟁, 쓰나미 등—은 단순한 비극이나 정치적 사건이 아니라, 닫혀 있던 복음의 문을 여시는 하나님의 섭리였습니다.

2.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 닫힌 문을 여시는 방법

철의 장막 붕괴와 기도의 능력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을 동서로 갈라놓았던 '철의 장막'은 인간의 힘으로 무너질 것 같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브라더 앤드류 선교사가 1983년부터 시작한 "철의 장막 붕괴를 위한 7년간의 기도운동"은 놀라운 결과를 낳았습니다. 기도 6년 만인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고, 1991년에는 소련이 해체되었습니다. 이는 우즈베키스탄, 몽골,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독립하고 복음의 문이 열리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9.11 테러와 아프가니스탄의 변화 2001년 9월 11일 발생한 미국 대테러 사건은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많은 선교학자는 이 사건과 이어진 아프가니스탄 전쟁으로 인해 이슬람권의 복음 전파가 완전히 차단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였습니다. 전쟁 전에는 단 1개의 선교단체만이 활동하던 아프가니스탄에 전쟁 후 40개 이상의 선교단체가 들어가게 되었고, 닫혀 있던 복음의 문이 활짝 열렸습니다. 9.11 테러는 역설적으로 이슬람 온건주의자들이 과격주의자들에게 등을 돌리게 만들었고, 복음에 대한 갈급함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쓰나미: 재난 속에 임한 하나님의 위로 2004년 말 동남아시아를 강타한 쓰나미는 엄청난 인명 피해를 냈지만, 영적인 지각 변동도 가져왔습니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인도네시아 아체 지역은 강경 무슬림 지역으로 기독교 박해가 극심했던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쓰나미 이후 전 세계 기독교 구호 단체들의 헌신적인 사랑과 봉사는 무슬림들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재난 속에서도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그리스도인들의 간증과 파괴되지 않은 교회들의 모습은 현지인들에게 살아계신 하나님을 증거하는 강력한 메시지가 되었습니다.

유럽연합(EU)의 확대와 선교의 기회 2002년 12월, 유럽연합의 확대 결정은 선교 역사상 중요한 분기점이 되었습니다. 동구권 국가들이 EU에 가입함으로써 서구로의 이동이 자유로워졌고, 이는 복음이 들어가지 못했던 지역의 사람들이 기독교 국가로 이주하여 복음을 접할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이는 닫혀 있던 동유럽 선교에 새로운 전략적 기회를 부여했습니다.

3. IT 기술과 선교: 막힌 곳을 뚫는 도구

저자는 컴퓨터와 인터넷이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선교의 도구임을 강조합니다. "정녕히 내가 광야에 길과 사막에 강을 내리니"(사 43:19)라는 말씀처럼, 인터넷은 물리적 국경을 넘어 복음을 전하는 고속도로가 되었습니다.

  • 미전도 지역 접속: 선교사가 직접 들어가기 힘든 보안 지역(이슬람권, 공산권)의 사람들과 인터넷 채팅이나 이메일을 통해 복음을 나눌 수 있게 되었습니다.

  • SAT-7과 미디어: 중동 지역을 위한 위성 방송 SAT-7은 매일 24시간 아랍어로 복음을 방송하며, 수많은 무슬림이 이를 통해 회심하고 있습니다.

  • 전문인 선교: 컴퓨터 기술은 선교사가 비자를 받기 어려운 나라에 들어갈 수 있는 훌륭한 신분(전문직)을 제공합니다.

4. 변화하는 세계의 영적 지도

이슬람권의 흔들림 난공불락처럼 여겨지던 이슬람권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이란에서는 호메이니 혁명 이후 오히려 기독교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여, 2002년에만 최소 3만여 명이 세례를 받는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전쟁의 폐허 속에서 성경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유럽의 영적 쇠퇴와 재도약의 필요성 한때 기독교의 중심지였던 유럽은 이제 '가장 비복음화된 대륙'이 되었습니다. 영국인의 89%는 1년에 한 번도 교회에 가지 않으며, 성공회 출석 교인보다 이슬람 사원 출석자가 더 많은 실정입니다. 유럽 교회의 쇠퇴 원인은 자유가 방종으로, 신앙이 형식과 전통으로 변질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최근 이주민 교회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다시금 부흥의 불씨가 타오르고 있습니다.

제3세계 교회의 폭발적 성장 기독교의 중심축은 서구에서 비서구(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로 이동했습니다.

  • 중국: 모택동의 기독교 말살 정책에도 불구하고 지하교회는 폭발적으로 성장하여 현재 1억 명 이상의 그리스도인이 있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중국 교회는 이제 '백 투 예루살렘' 운동을 통해 선교사 파송 대국을 꿈꾸고 있습니다.

  • 라틴아메리카: 20세기 초 1%에 불과했던 복음주의 기독교인이 2000년에는 5천5백만 명 이상으로 급증했습니다.

  • 한국: 세계 제2위의 선교사 파송국으로서, 한국 교회는 전 세계, 특히 가장 선교하기 어려운 지역에서 공격적이고 헌신적인 사역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5.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선교는 선택이 아닌 필수

예수님의 지상명령(마 28:18-20)은 목회자나 선교사만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이는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주신 유언이자 명령입니다.

전문인 선교의 중요성 오늘날 선교지는 목사뿐만 아니라 의사, 교사, 컴퓨터 전문가, 사업가 등 다양한 전문인을 필요로 합니다.

  • 사례 1: 60대 은퇴 후 T국(터키 추정)에서 선교사들의 집을 수리해 주는 사역으로 헌신한 프란시스와 비나 부부.

  • 사례 2: 아프리카의 복잡한 짐 발송 문제를 해결해 주는 존과 브렌다.

  • 사례 3: 여행사를 운영하며 선교사들의 비자 문제와 항공권 발권을 돕는 사역자.

이처럼 선교는 '가는 선교사'와 '보내는 선교사', 그리고 자신의 직업과 기술로 동참하는 '전문인 선교사'가 함께 이루어가는 것입니다. 비자를 받기 위해 "코끼리의 생활사를 공부하러 왔다"고 재치 있게 답하며 인도에 체류한 선교사의 일화는 선교 현장에서의 창의적 접근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보여줍니다.

6. P.U.S.H (Pray Until Something Happens)

책의 결론부는 우리에게 기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킵니다. "P.U.S.H - 어떤 일이 일어날 때까지 기도하라(Pray Until Something Happens)". 우리가 바위를 밀라는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여 온 힘을 다해 밀 때, 비록 바위는 움직이지 않은 것처럼 보여도 우리의 믿음 근육은 강해지고, 결국 바위는 하나님께서 옮기십니다. 선교는 하나님이 하시는 일입니다. 우리는 그 거대한 역사(His Story)에 동참하는 특권을 누리는 것입니다. 지금 세계는 변하고 있고, 하나님은 뉴스 이면에서 쉬지 않고 일하고 계십니다. 이제 우리가 그 부르심에 응답할 차례입니다.



[서평] 뉴스를 보는 새로운 눈, 세계를 품는 뜨거운 가슴

1. 뉴스는 하나님의 구속사(Heilsgeschichte)다 우리는 매일 아침 뉴스를 보며 세상이 점점 더 혼란스럽고 악해져 간다고 탄식한다. 테러, 전쟁, 자연재해, 기근의 소식은 우리를 두렵게 하거나 무기력하게 만든다. 그러나 정기철 선교사의 『뉴스 이면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은 이러한 패배주의적 시각을 완전히 뒤집어 놓는다. 저자는 "History는 His Story"라는 명제를 통해, 세상의 모든 뉴스가 결국 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으며, 그분이 열방을 구원하시기 위해 역사를 주관하고 계심을 증명해 보인다. 이 책은 독자에게 '선교적 관점'이라는 새로운 안경을 선물한다. 이 안경을 쓰고 보면 9.11 테러는 비극을 넘어 이슬람 선교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되고, 쓰나미는 굳게 닫힌 아체의 문을 여는 하나님의 손길이 된다.

2. 통계와 간증이 어우러진 생생한 현장 보고서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저자가 WEC 국제선교본부에서 정보 사역을 담당하며 수집한 방대한 데이터와 생생한 현장 간증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브라더 앤드류의 '철의 장막 붕괴 기도운동'이 어떻게 베를린 장벽 붕괴로 이어졌는지 , 이란의 호메이니 혁명이 역설적으로 얼마나 많은 이란인을 기독교로 개종하게 했는지 에 대한 분석은 매우 설득력이 있다. 또한, 단순히 거창한 담론에 그치지 않고, 인터넷 채팅으로 폐쇄 국가의 대통령과 연결된 선교사 이야기 나, 60대에 은퇴 후 집수리 사역으로 선교지에 헌신한 노부부의 이야기 는 독자의 가슴을 뜨겁게 한다. 이는 선교가 특별한 영웅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순종하는 평범한 사람들을 통해 이루어지는 하나님의 역사임을 보여준다.

3. IT 강국 한국 교회를 향한 시의적절한 도전 저자는 컴퓨터 전문 선교사로서 IT 기술이 선교에 미치는 영향을 비중 있게 다룬다. 2005년에 출간된 책임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이 '미전도 직업군'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임을 예견한 통찰력은 탁월하다. "정녕히 내가 광야에 길과 사막에 강을 내리니"(사 43:19)라는 말씀을 인터넷 네트워크에 적용한 해석은, IT 강국인 한국 교회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디지털 선교'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저자는 인터넷이 단순한 정보의 바다가 아니라, 복음이 흐르는 생명수의 강이 될 수 있음을 역설한다.

4. 멈추지 않는 하나님의 열심, 그리고 우리의 반응 책의 후반부는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부흥의 현장을 보여준다. 서구 기독교의 쇠퇴라는 우울한 뉴스 이면에, 남미, 아프리카, 아시아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교회의 모습은 우리에게 큰 위로와 도전을 준다. 특히 중국 교회의 '백 투 예루살렘' 비전 과 세계 제2위의 선교사 파송국이 된 한국 교회의 위상 은 마지막 때에 아시아를 사용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느끼게 한다.

그러나 저자는 감동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라는 지상명령 앞에 독자를 세운다. 선교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며, 가는 자나 보내는 자나 모두가 동참해야 할 사명임을 강조한다. 이 책은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구경꾼입니까, 아니면 동참자입니까?". 뉴스를 보며 한숨 짓는 대신, 그 이면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하며 기도의 무릎을 꿇게 만드는 책, 그것이 바로 『뉴스 이면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이다. 이 책은 선교 헌신자뿐만 아니라, 시대를 분별하고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필독서로 추천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