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을 하나님께 4 - AI 인공지능 시대를 성경의 눈으로 해석하기』(한재욱)
한재욱 목사의 저서 《인문학을 하나님께 4: AI 인공지능 시대를 성경의 눈으로 해석하기》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이한 그리스도인들이 가져야 할 신앙적 관점과 삶의 태도를 제시합니다. 저자는 AI가 인간의 삶을 압도하는 것처럼 보이는 시대일수록, 변하지 않는 하나님의 말씀과 본질적인 가치를 붙잡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AI 시대의 현상을 진단하고(1부), AI 기술의 본질을 파악하며(2부), 그럼에도 불구하고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영역(3부)이 무엇인지 성경적 관점에서 탐구합니다.
1부. 시세와 행할 것을 아는 자
1부에서 저자는 그리스도인이 시대를 분별하고(Understand), 문명의 이기를 선하게 활용하며(Utilize), 궁극적으로는 변하지 않는 진리로 시대를 넘어서야(Transcend) 한다고 주장합니다.
시대를 이해하라 (Understand): 4차 산업혁명은 AI를 중심으로 한 '지능 혁명'입니다.
그리스도인은 '한 손에는 성경, 다른 한 손에는 신문'을 든 칼 바르트의 말처럼, 이 시대를 외면할 것이 아니라 역대상 12장 32절의 잇사갈 자손처럼 '시세를 알고 마땅히 행할 것을 아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시대를 활용하라 (Utilize): AI라는 빠른 말과 경주하려 하지 말고 그 위에 올라타야 합니다.
러다이트 운동처럼 기술을 파괴하고 거부하는 것은 답이 아닙니다. 사도 바울이 로마의 도로(팍스 로마나)와 헬라 문화, 로마 시민권을 복음 전파에 활용했듯이, 그리스도인은 메타버스, 스마트폰(포노 사피엔스), 빅데이터 등 모든 디지털 기술을 복음 전파와 하나님 나라를 위해 지혜롭게 사용해야 합니다. 시대를 넘어서라 (Transcend):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승리하는 길은 변하지 않는 본질, 즉 '일점일획도 변함이 없는 하나님의 말씀'을 붙잡는 것입니다.
인문 고전이 삶과 죽음 등 인간의 본질을 다루지만, "하나님은 누구시며, 나는 누구인가?"라는 궁극적 질문에는 오직 성경만이 답을 줍니다. 시대의 도전들: 저자는 1부에서 현대 사회의 여러 현상을 성경적 시각으로 분석합니다.
메타버스: '디지털 지구촌'이자 새로운 기회이지만, 현실 세계의 사명을 버리고 도피하는 공간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얕은 생각: 니콜라스 카의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을 인용, 인터넷이 우리의 뇌를 얕게 만들고 있음을 경고합니다.
알파고는 생각하는데 인간은 생각 없이 돌만 놓는 아자황의 모습이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필터 버블: '필터 버블', '확증 편향', '반향실'이라는 '현대의 도둑 삼총사'가 우리를 편향된 정보 감옥에 가두고 있습니다.
성경은 이런 고착된 사고를 깨뜨리는 망치입니다. 리터러시(문해력): 수많은 정보 속에서 진짜와 가짜(예: 나무 문어)를 구별하는 '디지털 문해력'이 중요하며, 문해력을 키우는 최고의 방법은 '독서'입니다.
2부. 인공지능 (Artificial Intelligence)
2부에서는 AI의 정의와 역사, 장단점을 구체적으로 분석하며, AI 기술 자체보다 그 기술을 다루는 '사람'이 문제의 핵심임을 강조합니다.
AI란 무엇인가: AI는 '사람이 만든 지능'으로, 앨런 튜링의 튜링 테스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저자는 AI를 능력에 따라 세 가지로 분류합니다. 약한 AI (Weak AI): 알파고처럼 특정 영역에 특화된 AI입니다.
강한 AI (Strong AI): 인간처럼 자의식과 감정을 가진 범용 AI입니다.
초지능 (ASI): 인간의 모든 지능을 뛰어넘는 AI입니다.
AI의 장점 (Pros):
단순 반복 노동, 위험한 일, 감정 노동(콜센터 등)을 대신합니다.
의료(IBM 왓슨) 등 전문 분야의 의사결정을 돕습니다.
모든 분야의 효율성을 극대화합니다.
목회 데이터 분석, 행정 자동화 등 신앙생활에도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AI의 단점 (Cons):
전문직을 포함한 광범위한 일자리 상실 및 양극화
빅데이터를 통한 사생활 추적 및 생활 통제
인간보다 기계와 더 친밀감을 느끼는 인간관계의 축소
거대 기업의 기술 독점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인간 위에 군림할 가능성
핵심: AI는 양심이 없다: 저자는 "AI는 양심이 없다. 사람은 양심이 있다"고 말합니다.
기술은 중립적인 것이 아니라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의 의도에 따라 결정됩니다. 명나라 장수 원숭환이 최고의 무기(홍이포)를 가졌음에도 의심 많은 황제 때문에 패망했듯이, 결국 문제는 AI라는 도구가 아니라 그 도구를 다루는 '사람'입니다.
3부. 우리에게 남은 것
저자는 AI가 창의력, 공감, 유머 등 인간 고유의 영역이라 여겼던 것들마저 흉내 내기 시작하면서, 원고의 3분의 2를 폐기해야 했다고 고백합니다.
몸 (The Body):
AI는 지식(데이터)으로 알지만, 인간은 '몸'을 통한 체험으로 압니다.
AI는 '수박'을 정의할 수 있지만, '시원한 수박을 베어 무는 상쾌함'은 모릅니다.
AI는 '어머니의 눈물' 성분을 분석할 순 있어도, 그 안에 담긴 '사랑'은 알 수 없습니다. 히브리어 '야다'(알다)가 관계적 앎을 뜻하듯, 예수님이 '말씀이 육신이 되어'(요 1:14) 이 땅에 오셔서 우리의 고통을 몸소 체험하고 공감하신 것이 기독교 사랑의 핵심입니다.
예배 (Worship):
인간의 본질은 지능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성'에 있습니다.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초월자이신 하나님에 대한 믿음, 경외심, 회개, 성령의 임재, 그리고 구원의 은혜를 체험할 수 없습니다.
토마스 아퀴나스가 예배 중 신비 체험을 한 뒤 자신의 모든 신학 저술을 '지푸라기'라 불렀던 것처럼
, AI는 이 영적 체험의 영역을 결코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저자는 AI 시대에 인간에게 남은 가장 고유하고 위대한 행위가 바로 '예배'라고 단언하며, 하나님은 지금도 영과 진리로 예배하는 자들을 찾으신다(요 4:23-24)는 말씀으로 결론을 맺습니다.
이 외에도 3부에서는 '져주는 대화'(AI는 승리만 알지만 인간은 져주는 사랑을 안다), '아날로그 신앙'(클릭이 아닌 무릎 꿇는 기도), '죽음'(AI는 불멸을 꿈꾸지만 인간은 죽음을 기억하며 현재를 가치 있게 산다)
📖 서평: AI 시대, 신앙의 닻을 어디에 내려야 하는가
한재욱 목사의 《인문학을 하나님께 4》는 챗GPT의 등장 이후 "AI가 내 직업을, 내 신앙을, 심지어 내 설교를 대체하면 어떡하지?"라는 막연한 불안감에 휩싸인 현대 그리스도인들에게 명확한 영적 좌표를 제시하는 책입니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균형 잡힌 시각'입니다. 저자는 AI를 종말론적 공포의 대상으로 몰아가거나, 반대로 기술을 거부하는 '러다이트 운동'을 답습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는 사도 바울이 로마의 도로와 헬라 철학을 복음의 '도구'로 사용했듯, 우리 역시 AI와 메타버스를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한 가장 강력한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고 적극 권장합니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한 기술 활용서에서 그치지 않고, "AI는 양심이 없다"
"AI가 모든 것을 대체해도, 우리에게 남는 것은 무엇인가?"
저자는 AI가 인간의 창의력과 공감 능력마저 '흉내'내는 시대에
AI는 수박의 성분을 데이터로 '알지만', 인간은 혀끝으로 수박의 시원함을 '체험'합니다
궁극적으로 이 책이 제시하는 답은 '예배'입니다
《인문학을 하나님께 4》는 기술의 속도에 현혹되지 않고 신앙의 방향을 묻는 모든 이들에게, AI 시대야말로 우리가 왜 '몸'으로 만나고 '영'으로 예배해야 하는지를 가장 선명하게 증명하는 시대임을 깨닫게 하는 영적 나침반입니다.
